아직 피지 못하여 얼굴은 가무퇴퇴하고 어깨와 엉덩이가 아직 발달되지 못하여 모(角)진 데가 좀 과히 보이기는 하나, 열 다섯 살의 연실이는 처녀로서의 자질이 잡혀갔다.
그러나 아직 '여인'으로서는 아주 무지한 편이었다. 그의 생장한 환경이 환경인지라, 남녀가 관계한다 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라는 것을(모양으로) 알았지만, 의의(意義)는 전혀 모르는 '계집애'였다.
사내와 계집은 그런 노릇을 하는 것이어니 이만치 알았지, 어떤 특정한 사내와 특정한 여인이라야 그런 노릇을 하는 것이라는 점이며, 그런 노릇에 대한 의의는 전혀 몰랐다. 말하자면 보통 다른 소녀들이 그 방면에 관해서 가지는 지식의 행로(行路)와 꼭 반대로, 도달점(到達點)의 형식을 미리 알고, 그 도달점까지 이르려면, 부끄럼, 사랑, 긴장, 환희 등등의 노순(路順)을 밟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소녀였다.
그런지라, 그만 낫살의 다른 소녀 같으면 단 혼자서 젊은 남 선생님과 대한다는 점에 주저도 할 것이고 흥미도 느낄 것이고 호기심도 가질 것이지만, 연실이는 아무런 별다른 생각도 없이, 단지 한 개 제자가 선생을 대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러 다녔다.
‘아이우에오
가기구게고
다디두데도’
썩 후에 동무들에게,
“나는 다, 디, 두, 데, 도, 라고 배웠어. 하나, 둘을 히도두, 후다두라고 배웠어요. 하하하하!”
‘ガギグゲゴ
ダヂヅデド’는
‘응아, 응이, 응우, 응에, 응오.’
‘따, 띠, 뚜, 떼, 또’였다.
“두마라나이 모노떼수 응아 또우조.”
“응악꼬오니 이기마수”
- 응아구고우(ガクユウ)라고 쓰고 응악꼬오라고 읽는 법이여,
이런 선생 아래서 연실이는 조반을 먹고는 선생의 집을 찾아가곤 하였다. 늦으면 저녁때까지도 그 집에서 놀다 배우다 하곤 하였다.
김연실전 - 4. 혼자서 젊은 남자 선생과
- 세부
- 주동식에 의해 작성됨
페이지 9 / 전체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