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는 엄마를 도와서 사람들을 배웅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두 모녀는 사람들이 완전히 다 돌아갈 때까지 현관에 나란히 서 있었다.

"이제 끝났다. 모두 끝났어, 휴."

세리던 부인이 말했다.

"로라야, 다른 사람들도 오라고 해라. 우리끼리 커피라도 끓여서 마시자꾸나. 아아 피곤해. 하지만 정말 대성공이야. 가든파티라, 하지만 원래 가든파티는 딱 질색이야. 뭣 때문에 너희들은 이런 파티 같은 걸 열자고 그러는지 모르겠더라."

가족 모두 텅 빈 천막 안에 둘러앉았다.

"아빠, 샌드위치 드실래요? 거기 글씨는 제가 그린 거예요."

"얘야, 고맙다."

세리던 씨는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들고 한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서 한 조각을 더 먹으면서 그는 말했다.

"너희들은 오늘 끔찍한 일이 생긴 걸 몰랐겠지?"

"그런데 알고 있었어요."

세리던 부인은 손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알고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하마터면 가든파티를 중지할 뻔했지 뭐에요. 로라가 막무가내로 가든파티를 연기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지 뭐예요."

"어머, 엄마는…"

로라는 그 일로 더 이상 놀림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끔찍한 일이야."

세리던 씨가 다시 말했다.

"게다가 그 남자는 혼자가 아니었어. 바로 아래 골목에 살고 있었는데, 아내와 아이가 여섯이나 있다는 거지 뭐냐."

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세리던 부인은 안절부절하면서 손으로 컵을 만지작거렸다. 저 사람은 왜 저리도 눈치도 없이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세리던 부인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눈앞의 테이블에 샌드위치, 과자, 슈크림 등 손도 안 댄 음식들이 가득 남아 있었다. 이대로 두면 어차피 버릴 수밖에 없다. 그녀는 그럴듯한 생각이 떠올랐다.

"좋은 생각이 있어."

그녀는 말했다.

"바구니를 가져오렴. 그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 맛있는 음식을 보내주자. 어쨌든 그 집 아이들은 무척 좋아할 거야. 그렇지 않니? 그리고 틀림없이 이웃사람들도 몰려들어 법석일 텐데… 그런 때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면 아주 안성맞춤이겠지, 로라!"

세리던 부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계단 밑 선반에서 큰 바구니를 가지고 오렴."

"하지만 엄마, 그게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로라가 물었다.

또 한 번 이상하게 느낀 것이지만, 그녀는 자기 혼자만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파티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그 사람들에게 주다니, 저 가엾은 사람이 과연 이런 것을 고마워할까?

"물론이야. 오늘은 네가 좀 이상한 것 같구나. 한두 시간 전에는 그 사람들을 무척 동정하는 말을 하면서 고집을 부리더니."

"좋아요."

로라는 바구니를 가지러 뛰어갔다. 바구니는 금방 가득 찼다. 엄마는 직접 음식을 산더미처럼 바구니 안에 담았다.

"네가 이걸 가지고 가렴."

세리던 부인은 말했다.

"지금 그대로 빨리 갔다 오렴. 아, 그리고 잠깐 기다려. 이 빨간 칸나 백합꽃도 가져다 줘라. 저런 계층의 사람들은 칸나 백합꽃을 보면 무척 감격할 거야."

"하지만 꽃의 가지 때문에 로라의 레이스 옷이 더럽혀질 거에요."

현실주의자인 조즈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알맞게 잘 말해 주었다. 그럼 로라야, 바구니만 가져가렴."

엄마는 그녀를 따라 천막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