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가련한 얼굴은 또다시 일그러졌다.

"괜찮아요."

또 한 사람의 여인이 말했다.

"제가 대신 아가씨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죠."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녀가 말했다.

"제발 저 애의 실례를 용서해 주세요."

그녀는 부석부석 부어 있는 얼굴에 억지로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로라는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이곳에서 도망쳐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녀는 다시 복도로 나왔다. 갑자기 문이 열렸다. 그녀는 그대로 침실로 들어갔다. 죽은 남자가 눕혀져 있는 방이었다.

"잠깐만요, 저 사람을 좀 보고 가시지 않겠어요?"

엠마의 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로라의 옆을 빠져나가 침대 가까이 갔다.

"아가씨, 전혀 무서워하실 건 없어요."

여인의 부드러운 음성이 어쩐지 장난기가 섞인 것 같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하얀 천을 들쳤다.

"아주 착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림처럼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이리 가까이 와 보세요."

로라는 가까이 다가갔다. 그곳에는 젊은 남자가 깊이 잠들어 있었다. 아주 깊이 잠든 모습이었다. 이승을 떠나 너무 평화롭게 잠들고 있어서 그를 바라보는 두 사람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두 번 다시 깨지 않을 꿈, 머리를 베개에 깊이 파묻고, 눈을 감고서… 그를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그의 눈은 감겨져 있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꿈의 세계를 거닐고 있다.

가든파티나 바구니, 레이스 달린 옷 따위는 지금 그에게 아무 상관도 없다. 그는 이런 모든 것들과 작별하고 아주 먼 세상에 가 있는 것이다. 이 사나이야말로 아주 멋있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람들이 껄껄대며 웃고 있는 동안,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동안에 이런 놀라운 일이 골목에 기적이 찾아온 것이다. 나는 행복해, 모든 것이 다 그대로 좋은 것이야… 잠들어 있는 얼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련도, 할 말도 전혀 없다.

하지만 역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사나이에게 뭔가 말을 걸지 않고는 방을 나올 용기가 없었다. 로라는 그만 어린애처럼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모자를 쓰고 와서 미안해요."

그녀가 말했다.

이번에는 엠마의 언니를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 그 집을 빠져나와 작은 뜰을 내려가 골목을 지나 검은 사람들의 그림자를 지나쳤다. 골목 모퉁이에서 그녀는 로리를 만났다. 그는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왔다.

"로라냐?"

"응."

"엄마가 걱정하고 계셨어. 아무 일도 없었니?"

"응 괜찮아, 아, 로리!"

그녀는 그의 팔을 붙들고 그에게 온몸을 기대었다.

"아니, 울고 있잖아?"

로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녀는 소리없이 울고 있었던 것이다.

로리는 그녀의 어깨를 껴안았다.

"울 거야 없지 않니?"

그는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무서워서 그러는 거야?"

"아, 아니."

로라는 흐느꼈다.

"다만 이상할 뿐이야. 그렇지만 오빠…"

그녀는 발을 멈추고 오빠를 올려다보았다.

"인생이란… 인생이란…"

그녀는 더듬거렸다.

인생이 어떠한 것인지 그녀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오빠는 모든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글쎄, 그런 것이야."

로리는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