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너처럼 이 집을 버리고 나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번 상상해 봐라. 아마 하인들과 도둑놈들이 우리 집 재산을 모조리 빼앗아가고 말았겠지."

"하지만 저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우리 집에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재산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너의 태도는 교만하기 짝이 없구나. 이봐, 무질서와 혼돈은 두 번 다시 용납할 수 없다. 너는 아직도 인간이 어떤 혼란을 거쳐 태어났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너는 먼저 그 사실부터 깨달아야 한다. 인간이 두 번 다시 혼란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걸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성령이 인간을 끌어 올려주지 않으면 인간은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스스로 혼란 속에 빠져들고 나서야 성령을 깨달으면 이미 너무 늦은 거야. 너를 구성하고 있는 온갖 요소들이 혼란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네 스스로 그걸 원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곤경에 빠졌기 때문이지. 하지만 인간이 그 상태에 적응하려면 다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너는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거야.

이제 너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여건을 부여잡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 네가 지닌 것을 놓치지 말고 꼭 붙잡아야 한다고 성령은 이미 경고하셨다.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지… 아무도 너의 왕관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하라고 말이다.

너는 네 스스로의 왕관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나 너 자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권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의 왕관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도둑이 있다. 그 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네 주위와 네 마음속을 맴돌고 있다. 얘야! 너의 왕관을 힘껏 움켜잡고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저는 이미 오래 전에 제 손에 쥐고 있던 닻줄을 놓아 버렸습니다. 이젠 나의 재산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아니다. 너는 다시 할 수 있다. 내가 네 힘이 되어줄 테니까. 네가 집을 떠나 있는 동안에 난 네 재산을 지켜왔다."

"저도 성경의 말씀은 잘 알고 있습니다. 형님은 그 구절을 끝까지 인용하지는 않았지요."

"그래, 그 뒤에 이어지는 말씀이 있지… 승리한 자를 내 성전의 기둥으로 삼을 것이며, 그는 다시는 그곳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야."

"다시는 그곳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그 구절… 그것이 저를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탕자는 말을 계속했다.

"비록 그것이 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너는 고통 속에서 빠져나왔으면서도 그런 사실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구나. 아직도 그곳을 마음속으로 동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제가 이미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을 저나 다른 사람들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 너는 도대체 이 세상 어느 곳에서 만족할 수 있겠느냐? 너의 재산이 있는 곳은 오직 여기 뿐이란다. 그렇지 않으냐?"

"형님이 우리 집의 재산을 잘 지켜오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네가 낭비하지 않은 재산, 즉 토지는 우리 공동의 소유란다."

"그럼 제 개인의 몫은 이제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그건 아니다. 어쩌면 아버지께서 너에게 특별한 몫을 남겨주실지도 모르지…"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저는 그 이상 아무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건방진 얘기는 하지 말아라! 내가 네 의견을 받아들일 것 같으냐? 그것은 우리 형제 가운데 가장 신실한 사람의 몫이 될 것이다. 미리 밝혀 두지만 너는 그것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을 거야. 너는 너에게 분배된 재산을 가지고 기껏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행동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너는 그 재산을 가지고 나가서 금방 물 쓰듯 없애버렸지 않으냐?"

"저는 저에게 주어진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나머지라도 유지된 것 아니냐? 그래서 너도 그것을 가질 희망을 찾게 된 것이고 말이야. 오늘을 이쯤 해두자. 이제 방으로 돌아가 푹 쉬도록 해라."

"저도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너무 피곤하군요!"

"너의 피곤을 하나님이 돌봐주시기를 기원한다! 그럼 어서 쉬도록 해라. 내일은 아마 어머니께서 너와 말씀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