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머무르는 33년 동안, 사방을 두루 다니며 사람들을 보고 그 허물을 뉘우치게 하고 신령한 행적을 많이 행했습니다. 장님은 눈을 뜨고, 벙어리가 말을 하고, 귀머거리는 듣고, 앉은뱅이가 걷고, 문둥이는 낫고, 죽은 사람이 되살아났습니다. 그러니 멀고 가깝건 이 소문을 들은 자는 따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중에서 12인을 골라서 제자로 삼고, 12인 중에서 또 특히 한 사람을 뽑으니 그의 이름은 베드로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베드로를 교황으로 삼아 장차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하고자 권한을 맡기고 규칙을 정해 교회를 세웠던 것입니다.

 

지금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에 있는 교황은 베드로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자리로서 세계 각국 천주교인들이 모두 다 그를 우러러 받들고 있습니다.

 

그 당시 유대 예루살렘 성 중에서 옛 유대교를 믿던 사람들이 예수가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미워하고 그의 권능을 시기해 아무 죄도 없는 그를 잡아다가 무수히 악독한 형벌을 가하고, 1000만 가지 고난을 가한 다음 십자가에 못을 박아 공중에 매달았습니다. 그때 예수는 하늘을 향해 “모든 사람의 죄악을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큰 소리기로 한 번 기도한 뒤 마침내 숨이 끊어졌습니다.

 

그때 천지가 진동하고 햇빛이 어두워지니 사람들이 모두 놀라 ‘하느님의 아들’이라 일컬었고, 제자들은 그의 시체를 거둬 장사 지냈습니다. 예수는 사흘 뒤에 다시 살아나 무덤에서 나와 제자들과 40일 동안 같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죄를 사(赦)하는 권한을 전하고 무리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제자들은 하늘을 향해 예배하고 돌아와 세계를 두루 다니며 천주교를 전파하니,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의 2000년이 되는 동안 신도들의 수가 몇억 명인지 알 수조차 없고, 천주교의 진리를 증명하고 천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사람들의 수가 몇백만 명인지 모릅니다.

 

지금 세계 문명국의 지식이 뛰어난 인물들과 신사들 가운데 천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는 위선의 종교도 대단히 많은데, 예수께서도 이를 미리 제자들에게 예언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뒷날 반드시 위선자가 나타나 내 이름으로 민중들을 감화시킨다 말할 것이니, 너희들은 그런 잘못에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은 다만 천주교회의 문 하나밖에 없느니라.”

 

바라건대 우리 대한의 모든 동포·형제·자매들은 크게 깨닫고 용기를 내어 지난날의 허물을 깊이 참회함으로써 천주님의 올바른 아들과 딸이 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현세를 도덕시대로 만들어 다 같이 태평을 누리다가, 죽은 뒤에 천당에 올라가서 상을 받아 무궁하고 영원한 행복을 함께 누리기를 1000만 번 엎드려 바라는 바입니다.

 

내가 이와 같이 설명했는데, 듣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믿는 이도 있었고, 믿지 않는 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