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여러분!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들은 조국을 잊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선조의 백골을 잊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친척과 일가들을 잊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만일 여러분들이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이같이 위급해져 존망이 위태롭게 됐을 때 분발하고 크게 깨달아야만 합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어찌 살 것이며, 나라 없는 백성이 어디에서 편히 살 것입니까? 만일 여러분이 외국에서 산다고 해 조국에 무관심하고 전혀 돌보지 않는 것을 러시아 사람들이 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들은 필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조국도 모르고, 동족도 사랑하지 않으니, 어찌 외국을 도울 리 있으며 다른 종족을 사랑할 리가 있겠는가? 이같이 무익한 인종은 쓸모가 없다.’

 

이러한 여론이 널리 퍼지면 여러분들은 머지않아 러시아 국경 밖으로 쫓겨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한민족은 이런 위급한 때를 당해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저는 이리저리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한 번 의거를 일으켜서 적을 공격하는 도리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인즉, 지금 한국 안의 13도 강산에는 의병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만일 의병이 패하는 날에는 애통하게도 저 간사한 도둑놈들이 시비를 가리지 않고 폭도란 이름을 붙여서 사람마다 죽일 것이요, 집집마다 불을 지를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한민족이란 사람들이 무슨 면목으로 세상에 얼굴을 들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사정이 이러하니 오늘,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총을 메고 칼을 차고 일제히 의거를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기고 지고, 잘 싸우고 못 싸우고를 돌아보지 말고 통쾌하게 한바탕의 전투를 벌여 천하 후세에 부끄러운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같이 힘든 전투를 할 경우, 세계 열강의 여론도 없지 않을 것이므로 독립할 희망도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일본은 불과 5년 이내에 반드시 러시아·청국·미국 등 3국과 더불어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니, 그때는 한국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때 만일 한국인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면, 설사 일본이 진다 해도 한국은 다시 다른 도둑의 손아귀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의병을 일으켜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싸워 좋은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 스스로 강한 힘으로 국권을 회복해야만 건전한 독립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이른바 ‘스스로 할 수 없는 자는 망할 것이요,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는 흥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자,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습니까? 분발해 힘을 내는 것이 옳습니까? 개개인이 모두가 결심하고 각성하며 깊이 생각해 용기 있게 전진하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며 각 지방을 두루 돌았는데, 설명을 듣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혹은 자원해서 출전하고, 혹은 무기를 내놓았고, 혹은 자금을 내놓기도 해 그것으로 의거의 기초를 마련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