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냄새가 헷갈렸을까?" 나는 당황해 홈즈에게 물었으나, 그는 침착했다.
"아까 그 광장이 틀림없어. 더비가 망설이던 곳 말이야. 그곳으로 돌아가세."
우리는 더비를 광장까지 데리고 돌아갔다. 더비는 커다란 원을 그리며 이리저리 냄새를 맡다가 방향을 잡고, 다시 기운차게 걷기 시작했다.
"이번엔 틀림없을 거야. 저 봐. 아까는 차도로 가더니 이젠 인도를 걷지 않나? 크레오소트 통이 있는 곳은 차도로 갔었지."
홈즈는 다시 눈을 빛내며 더비를 따라갔다. 길은 템즈강 가까이로 이어졌다. 얼마 있지 않아 우리는 선창가로 나왔다. 더비는 물을 내려다보며 계속 으르렁거렸다.
"이거 큰일이군! 그 놈이 배를 타고 간 것 같아."
홈즈는 더비에게 기슭에 매어 둔 배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러나 크레오소트 냄새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짐을 높이 쌓아놓은 선창가에 2층 집이 한 채 있고, 대문에 [스미스 선박 임대소]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홈즈는 그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 안에서 6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뛰어나오더니, 그 뒤를 어머니인 듯한 뚱뚱한 여자가 수건을 손에 들고 따라 나왔다.
"잭, 얼굴을 씻어야지. 참, 애를 어떡하나? 말을 안 들으면 아빠한테 일러 줄 테다."
홈즈는 소년을 불렀다. "얘야, 엄마 말을 잘 들어야 착하지. 자, 아저씨가 돈을 주마."
"정말?"
"그럼, 정말이고 말고.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렴."
홈즈는 소년에게 돈을 쥐어 주고, 그 여자에게 말했다. "스미스 부인, 애가 참 착하군요."
"어머, 죄송합니다. 말도 못할 장난꾸러기랍니다. 아빠가 안 계시니까 말을 더 안 듣는군요."
"예? 스미스 씨가 지금 안 계십니까? 상의할 것이 있어서 왔는데요."
"어제 아침 나가셔서 아직 안 오셨어요."
"사실은 작은 증기선을 한 척 빌려야 합니다."
"이걸 어쩜 좋아? 증기선은 어제 아침 애 아빠가 타고 나갔어요. 석탄도 충분치 않을텐데 이렇게 늦는군요."
"석탄이야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다른 곳에서 석탄을 사면 너무 비싸요. 그보다 같이 배를 타고 간 의족을 한 남자가 어쩐지 마음에 꺼림칙해요."
"의족을 한 남자라구요?" 홈즈는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예, 얼굴이 빨간 것이 마치 원숭이 같더군요. 전부터 가끔 찾아와 애 아빠하고 무언가 수근거리곤 했어요. 어제 아침엔 새벽같이 찾아와 자는 사람을 깨우더군요. 약속이 돼 있었나 봐요. 증기선 준비도 다 되어 있어서 큰아들 짐까지 데리고 떠났어요."
"그래요? 그 의족을 한 남자는 혼자 왔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그 사나이 목소리와 의족으로 딱딱걷는 소리만 들었어요."
"어쨌든 큰일이군요. 증기선을 꼭 빌려야 하는데... 배 이름은 무엇입니까?"
"오로라 호입니다."
"푸른 바탕에 노란 줄이 그려져 있는 배지요?"
"아뇨, 까만 칠을 새로 한 위에 붉은 줄이 두 개 있어요."
"그래요? 스미스 씨는 곧 돌아오겠지요. 오로라 호를 만나면 아주머니께서 걱정하시더라고 전해 드리지요. 그러니까 배 전체가 까만 색이라는 거죠?"
"연통에는 흰 줄이 하나 있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네 개의 서명 (코난 도일) - 8. 베이커 거리의 특공대
- 세부
- 주동식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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