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상시에 종친 중의 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그 일이 드러나서 후일 어떤 박해를 받을는지, 그것은 예측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성하는 흥선을 찾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찾은 것이었다. 이 때는 흥선은 한때의 흥분을 다 삭이고 그의 평온을 회복한 뒤였다.

  

“종친 중의 인물이 또 하나 없어졌네.”

  

성하가 가져온 후보를 듣고 한참 뒤에 흥선이 한 말이 이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더 있다가 그 말을 보태어서 토하는 서이 말하였다.

  

“마지막 인물―인제는 종반에는 인물은 없다. 김씨의 세상이다. 안심하고 잘들 놀아라.”

 

“?”

  

성하는 힐끗 흥선을 쳐다보았다. 이젠 종친에는 인물이 없다. 마음대로 놀아라 하는 흥선의 말이 성하에게는,

  

“종반에 너희가 모르는 '인물'이 여기 또 하나 있다.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는 것과 같이 들렸으므로―

  

성하는 흥선을 찾았다.

  

“대감!”

  

“?”

  

“그분의 원죄를 울릴 북은 없겠습니까?”

  

“없겠지! 올리려면 채가 부러지겠지.”

  

“그 분의 원사를 조상할 술은 없겠습니까?”

  

“없겠지! 헛죽음이겠지!”

 

“대감!”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