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을 결행한 권신들도 자기네들의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비평을 꺼리고 침묵을 지켰다. 그들도 많은 말을 하기가 싫었던 것이었다.

  

이리하여 표면은 한 번의 비평도 받지 않고 무사히 전 국면이 낙착되었다.

  

그러나 이 일 때문에 종친들의 가슴에 부어진 커다란 반향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 소식을 귓결에 듣고 종친의 한 사람인 흥선은 가슴이 서늘하여, 상세한 내막을 들을 용기도 없이 집으로 달려 돌아왔다.

  

무론 없지 못할 일이었다. 김문의 방자함을 짐작하고 종친들의 무력함을 짐작하는 흥선은, 스스로 가슴의 피가 끓는 것을 죽여 가면서, 한낱 바보로서의 행동을 계속하였다. 이하전이 권문들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는 행동을 보고서, 흥선은 반드시 오늘날이 있을 줄을 짐작하였다. 그러나 급기 그 일을 당하고 보니, 흥은 가슴이 서늘하고 치가 떨려서, 거리에서 상세한 후보를 듣고 있을 수가 없다.

  

집으로 달려 돌아온 흥선은, 신발도 벗는 둥 마는 둥 점침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도 안절부절 손을 비비며 서 있다가, 마치 무엇에 쫓기는 사람 모양으로 내실로 들어갔다.

  

의관도 그냥 한 채로, 마치 누구한테 쫓기듯 내실로 허둥지둥 들어오는 흥선의 모양에 부인이 놀라서 일어섰다.

  

“대감, 왜 이러세요?”

  

“도정이 역모에 몰렸소. 목릉 참봉 이하전이가…”

  

역모―

  

종친에게 있어서는 이렇듯 놀라운 명사가 없었던 것이었다. 부인의 안색도 순간에 창백하게 되었다.

  

“이 일을 어쩝니까? 그래 누구누구가 걸렸습니까?”

  

“자세히는 못 들었소. 윤 승지, 홍 참판 몇몇 사람이 들었다는 듯합니다.”

  

“그래…?”

  

우리는 그 축에 끼지 않았습니까 하는 뜻이었다.

  

“우리야 무사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