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하여 종친들의 위에 엄중한 검토의 눈을 붓고 있는 김씨 일문도, 흥선에게뿐은 감시의 눈을 던질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이름은 종친이라 하나, 흥선의 인격은 그들의 눈에는 너무도 비루하게 보였으므로 종실의 강아지에게까지 경계의 눈을 붓는 김씨 일문에서도, 흥선군 이하응에게뿐은 절대의 안심을 느끼고 있었다.

 

용산서 친한 친구들과 뱃놀이를 하다가 이하전은 참변을 만났다.

 

배에서는 한창 연락이 벌어졌을 때에, 수십 명의 나장(羅將)이 강 언덕에 나타나서 이 놀잇배를 불렀다.

 

그들은 이것이 무슨 오해거니 하였다. 아무 죄도 없는지라, 나장에게 불릴 까닭이 없었다. 그래서 사공을 재촉하여 그냥 모른 체하고 배를 저어 갔다.

  

이 그냥 달아나는 배를 나장들은 다른 배를 얻어 타고 쫓아왔다. 그리고 배가 맞닿게 되자 나장들은 이 배에 난입하였다.

  

“웬일이냐? 무슨 일이냐?”

  

하전은 무례한 나장들에게 귀공자답게 고요히 호령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은 의외였다.

  

“어명이다! 왜 도망하느냐?”

  

이리하여 사공을 재촉하여 다시 배를 갖다 대었다.

  

배가 언덕에 닿으매 나장들을 지휘하던 금부당상이 가까이 이르렀다. 그 금부당상까지 출장을 한 모양을 보고 하전은 비로소 일이 심상하지 않은 줄을 알았다.

  

하전은 직각하였다. 자기 몸뿐 아니라, 자기 때문에 자기의 친구들까지 무서운 죄명에 직면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