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을 차손이네 알지?”

 

“이 서방네 작은아들 말이지?”

 

“그래!”

 

“…”

 

“그 사람이 어쨌단 말인가?”

 

“알다시피 그 집에서는 작년 홍수에 농사를 통 망치고 사실 이즈음은 삼순구식하는 형편이 아닌가? 오늘 나온다네.”

 

“나오다니?”

 

“그…”

 

입을 더욱 귀에 가까이 대었다.

 

“물 속에 숨바꼭질해서 고기 밥을 건져 가겠다고 벼르데. 필시 나올걸!”

 

농부인 듯한 사람은 눈을 약간 크게 하고 친구를 돌아보았다.

 

“정말인가?”

 

“그럼!”

 

“흥!”

 

잠시 두 사람은 말을 끊었다. 농부인 듯한 사람이 한숨을 쉬었다.

 

“웃마을에도 삼순구식하는 사람…”

 

“거진이지!”

 

“도둑놈들!”

 

또 말이 끊어졌다.

 

좀 뒤에 어부인 듯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은 나도 갈까 하네.”

 

“무얼?”

 

“한 치룽만 건진다 해도 얼만가? 사흘 고기잡이 해서 그걸 벌겠나?”

 

“고기밥 뺏어 먹는 셈일세 그려!”

 

“고기 잡아 먹고 고기밥 뺏어 먹고…용궁에서 알았다가는 그냥 안 둘 걸세.”

 

어부인 듯한 사람은 적적이 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하긴 김 대감 댁 밥을 이런 때 아니면 구경이나 하겠나? 많이 건져 오게.”

 

“암! 많이 건져 오다마다. 여보게, 창피한 말이지만 나는 오늘 조반도 아직 못 먹었네. 집에서는 어제 저녁도 변변히 못 먹었네. 그것 건지지 못하면 내일도 굶는 수밖에 없네.”

 

“고기 팔자만도 못 할세 그려!”

 

“도둑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