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흥선은 계월이를 보았다. 사내의 하는 일은 일개 기생이 참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계월이가 말하였다.

 

“소인 같은 천비가 그럴 일에 참견을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제발 일 없이는 가시지 마세요.”

 

“왜 무슨 말들을 하더냐?”

 

“하다뿐이리까!”

 

“어떤 말을 하더냐?”

 

계월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구를 끌어당겼다. 장구채는 저편으로 던졌기 때문에 손으로 장구를 두드렸다.

 

“왕손은 영락되고 김문만 흥성한다―

 

그 왕손이 무얼 하러 김문을 자주 찾아 다니세요?”

 

“글쎄 병기가 뭐라더냐?”

 

“대감 들으시면 좋지 못한 말들을 합지요.”

 

“어디 아무런 말을 해도 탓하지 않을 테니 말해 봐라.”

 

“상갓집 개같이 헤헤 해서 다니신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