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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곧바로 퇴역하자 이 시골 마을에 틀어박혔소. 그 후로 단 하루도 복수를 생각하지 않은 날은 없었지. 그리고 오늘에야 비로소 그 날이 왔소..."
시리비오는 그날 아침 받은 편지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어떤 인물이 곧 아름다운 아가씨와 정식 결혼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아마 그의 부탁을 받은 대리인이 모스크바에서 그에게 써보낸 편지일 것이다.
"당신은 짐작이 갈 거요."
시리비오는 말했다.
"이 어떤 인물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난 지금 모스크바로 갈 거요. 결혼을 앞둔 그 자가 과연 전에 버찌를 먹으면서 태연하게 죽음을 마주봤던 것처럼, 결혼을 앞에 두고도 역시 마찬가지로 태연히 그것을 먹을지 어떨지를 분명히 보아야겠소!"
말을 마치고 시리비오는 벌떡 일어나서 군모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마치 우리에 갇힌 호랑이처럼 방안을 왔다갔다하기 시작했다. 나는 꼼짝도 않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상하고 모순투성이의 감정이 내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하인이 들어와 말이 준비 되었다고 알렸다. 시리비오는 내 손을 꼭 움켜쥐었다. 우리는 서로 키스했다. 그는 트렁크 두 개를 실은 마차에 올라탔다. 그 하나에는 권총이, 다른 것에는 그의 가재 도구 따위가 들어 있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말은 달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