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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기에게 대한 모멸적 비웃음을 아는 모르는지 도리어 흥선이 갑의 말의 뒤를 받았다.
“또 있지요. 영어는 무엇보다도 내 낡은…”
말을 계속하려는 흥선에게 영어가 손을 탁 내밀었다. 그 손을 피하여 흥선은 한 자리 뛰었다.
“하하하하, 내 낡은…”
“예익!”
영어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흥선을 잡으러 한 걸음 달려 갔다.
영어를 피하여 흥선은 일어서서 상 맞은편으로 뛰어갔다. 영어와 흥선은 상을 가운데 놓고 서로 으르고 있었다.
“내 낡은…”
“저런, 버릇 없이! 아비에게 향해서!”
“오자(吾子) 영어야!”
“오손(吾孫) 석파!”
마주 서서 서로 아들이라 손자라 어르는 틈에 갑이 또 끼어들었다.
“대감도 왜 하던 말을 채 못 하시오?”
“그래 낡은 무엇을?”
“내 낡은 후랄 두 쪽을 자기 자당께 드…”
말을 채 맺지를 못하였다. 영어가 상을 건너뛰었다. 그리고 그 커다란 몸집으로 흥선을 붙잡았다. 다음 순간은 흥선의 작다란 몸집은 영어의 양 다리 틈에 끼었다.
“자, 호부(呼父)허오, 호부해!”
“오자(吾子)!”
영어의 다리 틈에 끼인 흥선은 작은 소리로 응하였다.
“자, 호부 못 하겠소?”
영어의 다리 틈으로 겨우 좀 나온 흥선의 얼굴은 힘없게 영어의 다리에 끼웠기 때문에 검붉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냥 굴하지 않았다.
“오자 오손!”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