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들, 좀 조용해라! 왜 이리 야단이냐?”

 

소녀는 대문간에서 빽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이런 소녀의 소리는 그 함성에 싸여서 소년들의 귀에 들릴 리가 없었다. 소년들은 제각기 함성을 지르며 달아간 패를 따라갔다.

 

“망할 자식들!”

 

소녀는 대문간에서 종알종알하면서 달아간 소년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쫓겨 가던 패가 쫓겨 가는 동안에 다시 세력을 회복한 모양이었다.

 

“와아!”

 

함성 소리가 다시 크게 울렸다. 따라가던 소년들이 일제히 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이리로 향하여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그 도망하는 패가 소녀의 집 앞을 통과하고 쫓는 패가 채 이르기 전에, 소녀는 활개를 펴고 길 복판 한가운데로 뛰어나갔다.

 

“이 망할 자식들아, 요란스럽대도 귀가 먹었느냐?”

 

쫓아 오던 패의 선봉이 이 소녀에게 길이 막혀서 부시시 섰다. 쫓던 아이들이 뒤를 따라서 모두 섰다.

 

“이 자식들아, 저기 가서 놀아. 왜 남의 집 앞에서 야단이야?”

 

“얽으망태야!”

 

쫓던 패의 맨 뒤에 달렸던 소년이 조롱의 한 마디를 던지고 돌아서서 달아났다.

 

“얽으망태, 졸망태!”

 

몇 소년이 거기 화창하며 달아났다.

 

“그래 얽었으면 어떻단 말이냐? 얽은 구멍마다 복이 박혔단다.”

 

소녀는 달아나는 소년들에게 고함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