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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덴마크의 젊은 부인이여, 그렇습니다. 제가 그 목걸이에 진주를 하나 더 넣었습니다. 잠깐 당신을 놀라게 하고 싶어서요. 우선 당신은 그것을 우리집에 가지고 오셨을 때, 제가 하나쯤 훔칠 것이라고 염려하고, 대단히 걱정하고 있더군요. 노인 역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좀 오락이 없어서는 곤란하죠. 만일 당신을 놀라게 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그 진주는 2년 전 영국 귀부인의 목걸이를 수리했을 때 제 소유가 된 것입니다. 한 개를 끼워넣는 것을 잊어버리고, 나중에야 알아차렸습니다. 2년 동안 제가 갖고 있었지만 제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젊은 숙녀한테 있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당신은 가게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대단히 젊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나는 당신의 행운을 빌고 당신이 이 편지를 받는 날 무언가 즐거운 일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 진주는 주 하나님을 믿는 맑은 마음과 멀리 이 옷다의 노인이 보내는 우정과 함께 길이길이 달고 다니세요. 안녕.
당신의 친구 페터 뷔켄으로부터.'
엔신은 맨틀피스 위에 팔꿈치를 얹고 편지를 읽었다. 눈을 들어보니 그 위 거울에 심각한 눈초리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부딪혔다. 그 눈이 엄하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는 진짜 도둑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훔친 물건을 받은 자로서, 도둑과 다름이 없다"라고. 그녀는 꼼짝 못하고 그곳에 오랫동안 서 있었지만 최후에 이렇게 생각했다.
'만사는 끝났다. 이제야 알았다. 나는 조심도 두려움도 모르는 이러한 사람들을 결코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성서에 씌어있는 그대로인 것이다 - 우리는 그들의 발뒤꿈치를 물지만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칠 것이다. 그러니 알렉산더는 저 영국 부인과 결혼했어야 했다.'
그녀 자신도 몹시 놀란 사실에 그녀는 전혀 태평이었다. 알렉산더 그 사람도 인생의 배경 중 하나, 그림 속 대단히 작은 인물이 되고 말았다. 그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든 조금도 상관이 없었다. 자기가 조롱거리가 된 것도 상관이 없었다.
'백년이 되기도 전에, 모두 마찬가지 결과가 되어버리는 거야'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그때는 전쟁에 대해 생각하려고 했지만, 전쟁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마치 자기 주위에서 방이 꺼져 들어가는 것 같은 이상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러나 불쾌하지는 않았다.
'돌고 도는 세월 속에 무엇 하나 새로운 것은 남지 않았는가?' 그녀는 이런 시 구절을 생각해냈다. 돌고 도는 세월이라는 말에서, 거울 속 눈은 크게 떠졌다. 두 사람의 젊은 여자는 가만히 서로 건너다 보았다.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무엇인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 지금 세계로 들어와, 백년이 지나도 남게 될 거라고. 진주다.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백년 뒤 한 사람의 젊은 사내가 그것을 자기의 아내에게 주면서 마치 알렉산더가 이것을 그녀에게 주면서 할머니의 얘기를 한 것 같이 이 진주와 그 자신의 인연을 그 젊은 부인에게 얘기하는 것을.
백년 후의 젊은 두 사람을 생각한 것이 몹시 그녀를 감동시켰다. 그녀는 눈물이 가득해져서 마치 그들이 다시 한 번 발견한 그녀의 옛 친구이기나 한 것처럼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도움을 청하지 말라고? 왜? 나는 있는 힘을 다하여 부르겠어. 왜 나는 부르려고 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는 생각할 수 없어.'
건너방 창가에서 작은 그림자를 던지며 서 있던 알렉산더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당신 숙모님이 커다란 꽃다발을 갖고 오셔!"
엔신은 천천히 거울에서 눈을 떼면서 현실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녀는 창가로 갔다.
"정말, 저분들 베라비스타에서 오셨을 거예요." 그것은 아버지 별장의 이름이었다. 남편과 아내는 각자 다른 창문에서 거리를 내려다 보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