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8 / 전체 8
폴츄나트의 흐느껴 우는 소리가 더 커졌다. 팔코네는 여전히 삵쾡이 같은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총 개머리판으로 땅을 툭툭 치고는 총을 어깨에 메고 폴츄나트에게 따라오라고 소리쳤다. 그는 마키로 가는 길로 걷기 시작했다. 아이는 따라갔다.주제파는 마테오를 쫓아가 그 팔을 잡았다.
"이 애는 당신 자식이에요." 그녀는 남편이 마음 속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는 듯, 검은 눈으로 남편의 눈을 응시하고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상관 마, 나는 이 놈의 애비야." 마테오는 대답했다.
주제파는 아이에게 키스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마리아 상 앞에 무릎을 꿇고 정신 없이 기도했다. 그 동안 마테오는 오솔길을 거의 2백 걸음 정도 가서 조용한 분지에 이르자 비로소 걸음을 멈추고 그리로 내려갔다. 총개머리판으로 땅을 두들겨 보니 땅이 물러서 구덩이를 파기 쉬울 것 같았다. 이 장소가 딱 적당할 것 같다.
"폴츄나트, 저 돌 옆으로 가라."
아이는 그 말대로 하고 그리고는 무릎을 꿇었다.
"기도를 해."
"아버지, 아버지... 죽이지 마세요."
"기도를 하란 말이야!" 마테오는 무서운 목소리로 되풀이했다.
아이는 흐느껴 울면서 입 속으로 중얼중얼, 파텔(가톨릭의 천주경) 주기도문의 첫 구절과 그레도(가톨릭 종도신경의 첫 구절)를 외었다. 아버지는 하나하나 기도 구절이 끝날 때마다 굵은 목소리로 '아멘'하고 함께 외었다.
"네가 아는 기도문은 그것 뿐이냐?"
"아버지, 또 아베마리아 첫 구절과 아주머니한테 배운 기도문을 알고 있어요."
"그건 좀 길다. 그래도 좋다. 그것도 해라."
아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기도문을 다 외웠다.
"이제 다 한 거냐?"
"아버지,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이제 다시는 안 그럴께요! 카포랄 아저씨에게 자네트를 용서해달라고 내가 가서 열심히 사정할께요!"
아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테오는 총의 방아쇠에 손을 대고 겨냥하면서 말했다.
"하나님께 용서를 빌어라!"
아들은 일어나 필사적으로 아버지의 무릎을 얼싸안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마테오는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폴츄나트는 퍽 쓰러져 이내 숨을 거뒀다.
마테오는 그 시체를 보지도 않고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들을 파묻기 위해 삽을 가지러 가는 것이다.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총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달려오는 주제파와 마주쳤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거에요! 여보!" 아내는 외쳤다.
"판결을 내렸소."
"애, 애는 어디에...?"
"저기에 있소. 지금 파묻으려는 거요. 그놈은 신자로서 죽었소. 미사를 드려 줍시다. 사위 치오도르 비앙키에게 함께 와서 살잔다고 전하시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