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이 지나 노란 깃을 단 카키색 군복을 입은 6명의 사나이가, 한 특무상사의 지휘를 받으며 마테오의 집 어귀까지 왔다. 이 특무상사와 팔코네와는 먼 친척이 되는 사이였다. 아시다시피 코르시카에서는 다른 지방보다 훨씬 먼 일가친척까지 다 따진다. 이 사나이는 치오드르 감바라는, 수완이 좋은 사나이로 산 속의 무법자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야, 잘 있었니? 많이 컸구나! 지금 막 사람이 하나 지나가는 걸 봤지?" 그는 폴츄나트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아냐, 난 아직 아저씨만큼 크지 못했어." 아이는 멍청하게 말했다.

"이제 곧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사람 하나 지나가는 걸 보지 못했니? 너."

"사람이 하나 지나가는 걸 봤느냐구요?"

"응, 검은 뾰족 모자를 쓰고 빨강과 노랑 무늬가 있는 윗도리를 입은 남자 말이야."

"검은 뾰족 모자를 쓰고 빨강과 노랑 무늬가 있는 윗도리를 입은 남자?"

"응, 그래. 빨리 말해. 내 말을 되풀이하지 말고."

"오늘 아침 신부님이 말을 타고 우리 집 앞을 지나갔어. 아버지는 잘 계시냐고 하길래, 난 그 신부님에게 말해 주었어..."

"에이, 건방진 녀석. 시치미를 떼고 있어! 자네트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빨리 말하란 말이다. 우린 그 놈을 찾고 있어. 그 놈이 이 길을 지나간 것을 나는 다 알고 있어."

"알기는 뭘 알아?"

"뭘 아느냐고? 난 네가 그 놈을 본 것도 알고 있단 말이야."

"잠을 자고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나?"

"넌 자고 있지 않았어. 이 고약한 녀석아! 총 소리에 깨어 있었단 말이야."

"아저씨 총 소리가 그렇게 클 거라고 생각해? 우리 아버지 나팔 총은 더 큰 소리를 낸단 말이야."

"할 수 없는 녀석이군. 요 나쁜 자식! 네가 자네트를 본 건 확실해. 뿐만 아니라 아마 네가 숨겼을 거야. 자, 너희들 이 집에 들어가서 그 놈이 있나 뒤져봐라. 그 놈은 한 쪽 다리밖에 쓰지 못하거든. 그 놈은 약아빠져서 그 몸으로 절룩거리며 마키에 가려고 그러지는 않을 거야. 더구나 핏자국도 여기에서 그치고 있어."

"하지만 아버지가 뭐라고 하실까? 아버지가 없는 틈에 사람들이 집안을 뒤졌다면 뭐라고 하실지 몰라?" 폴츄나트는 냉소하며 말했다.

"이 건방진 놈아!" 감바 특무상사는 아이의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봐, 내가 하려고 들면 얼마든지 너를 자백시킬 방법이 있어. 칼 등으로 스무 대쯤 때리면 너도 실토 안하곤 못 배길 걸."

그러나 폴츄나트는 여전히 비웃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마테오 팔코네란 말이야!" 그는 힘을 주어 말했다.

"이봐, 꼬마 녀석아. 난 너를 코르트나 바프차에 끌고 갈 테다. 발에 쇠고랑을 채워 감옥의 짚 위에 뒹굴게 할 거야. 자네트 상피에르가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으면 기요틴에 올려 놓겠단 말이다."

아이는 이 바보 같은 위협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렇게 되풀이했다.

"우리 아버지는 마테오 팔코네란 말이야."

"특무상사 님, 마테오하고 맞서는 일은 하지 맙시다." 헌병 가운데 하나가 속삭였다.

감바는 난처했다. 그는 사병들과 낮은 소리로 의논했다. 그들은 이미 온 집안을 다 뒤져본 뒤였다.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었다. 코르시카 사람들의 집은 대부분 사각형의 방 하나뿐이다. 가구라고 해봐야 식탁과 의자, 궤짝과 사냥 도구, 부엌 도구 정도다. 그 동안 조그만 폴츄나트는 암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선발병과 감바의 난처한 모습을 심술궂게 즐기고 있었다.

한 병사가 마른 풀 더미로 다가갔다. 암고양이를 보더니 자기의 의심이 우습게 느껴져 그는 어깨를 움츠리고 아무렇게나 건초더미를 총검으로 찔렀다.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 얼굴엔 털끝 만큼도 흔들리는 빛이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