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병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왔다. 자네트는 이미 들것에 누워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그는 감바와 같이 오는 마테오를 보자 야릇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집의 문을 향해, 이렇게 말하며 침을 탁 뱉었다.

"배신자의 집이다."

팔코네에게 배신자라는 말을 감히 하려면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번 휘두를 필요도 없이 그의 단도가 단 일격으로 즉시 그 모욕에 답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는 마테오는 마치 짓밟힌 것처럼 이마에 손을 얹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폴츄나트는 아버지가 돌아오는 것을 보자 집안으로 들어갔다. 즉시 우유를 한 잔 가지고 나오더니 눈을 내리깔고 자네트에게 내밀었다.

"저리 치우지 못해!" 무법자는 벼락같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병사 한 사람에게 "형씨, 나 물 좀 주게"하고 말했다.

병사는 그의 손에 수통을 쥐어주고, 범인은 조금 전까지 맞대고 총질을 하던 사나이가 주는 물을 마셨다. 그리고 나서 그는 두 손을 등 뒤에서 묶지 말고 가슴 위에 묶어달라고 부탁했다.

"좀 편하게 눕고 싶어서 그래."

사람들은 얼른 그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었다. 특무상사는 출발 신호를 하고 마테오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 마테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 빠른 걸음으로 들판으로 내려갔다.

마테오가 입을 연 것은 십 분 가까이 지나서였다. 아이는 불안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쳐다보기도 하고 아버지를 쳐다보기도 했다. 아버지는 총을 짚고 서서 분노에 찬 표정으로 아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처음 한 일 치고는 썩 솜씨가 좋구나!" 마침내 마테오는 조용하게, 그러나 그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정말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아버지의 무릎에 매달리려는 듯 앞으로 나오면서 외쳤다.

그러나 마테오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가까이 오지 마!"

아이는 아버지에게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흐느꼈다.

주제파가 다가왔다. 그녀는 폴츄나트의 셔츠에 시계줄이 한 가닥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시계 누가 줬니?" 그녀는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

"특무상사 아저씨가..."

팔코네는 시계를 끄집어 내더니 돌에 던져서 박살을 내버렸다.

"여보, 이 녀석이 내 자식 맞나?"

주제파의 거무스름한 뺨이 벽돌처럼 빨개졌다.

"뭐라구요? 마테오, 누구를 보고 하는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 자식은 우리 집 핏줄을 받은 것 중에서는 최초의 배신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