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희생당한 그 열 두 명의 청년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 추억은 끊임없이 마음에서 되살아나 그의 즐거움을 여지없이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어느 날 페데리고는 그들을 구원해 내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그들과 함께 지옥에 떨어지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마음을 굳히자 그는 지팡이를 손에 들고, 등에 봇짐을 하나 짊어지고, 귀여워하던 암컷 사냥개 마르케젤라만을 데리고 지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시실리에 도착하자 지벨 산(*)에 기어올라가서 화산구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산의 높이, 피아몬테에서 솟아오른 높이와 같은 그 정도 만큼 밑으로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지벨 산 : 시실리 섬에 있는 화산. 에트나 화산이라고도 부른다.
거기서 플루톤의 집까지 가려면 세르베에르가 지키고 있는 마당을 지나가야 합니다. 페데리고는 세르베에르가 자신의 사냥개와 희롱하고 있는 틈을 타서 쉽사리 거기를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지옥의 왕 플루톤의 집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그가 플루톤 앞으로 가자 지옥의 왕은 "너는 누구냐?"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는 도박사 페데리고라고 합니다."
"그래, 여기에는 무슨 일로 왔는가?"
"플루톤이시여!" 페데리고가 대답했습니다. "이 세상 최고의 도박사인 저하고 한 판 벌이자는 얘기를 하려고 왔습니다. 만약 당신이 승낙한다면 이런 조건을 걸겠습니다. 즉 당신이 원하는 대로 노름을 하되, 만약 내가 한 번이라도 지면 당신의 나라에서 있는 모든 영혼처럼 내 영혼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기면 내가 노름에서 이길 때마다 당신의 포로가 되어 있는 영혼 가운데 하나씩 골라 내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좋다." 플루톤이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카드 상자를 가져오려고 했습니다.
"여기 한 벌 준비했습니다." 그 신기한 카드를 재빨리 호주머니에서 꺼내면서 페데리고가 말했습니다.
그들은 노름을 시작했습니다.
페데리고는 첫 게임에서 이기자 그 열 두 청년 가운데 하나인 스테파노 파가니의 영혼을 플루톤에게 요구했습니다. 플루톤은 즉시 그 영혼을 페데리고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그 영혼을 받아서 봇짐 속에 넣었습니다. 그는 같은 방법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열 두 번까지 이겼습니다. 그는 그 때 그 때 자기가 찾던 영혼을 하나하나 찾아서 봇짐 속에 넣었습니다. 열 두 개가 다 차고 나서도, 그는 플루톤에게 노름을 계속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래야지." 플루톤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실은 계속 지기만 하니까 재미가 없군. 우리 잠깐만 밖으로 나가세.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 공기가 답답하니까 말이야."
그러나 사실 그것은 페데리고를 내쫓아 버릴 구실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 사나이가 영혼이 든 봇짐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자마자 플루톤은 서둘러 문을 닫으라고 큰 소리로 외쳐댔던 것입니다.
페데리고는 세르베에르가 그의 암캐에게 홀딱 반해서 어르고 있는 동안에 다시 지옥의 앞마당을 지나 가까스로 지벨 산 꼭대기에 도달했습니다. 거기서 그는 마르케젤라를 불렀습니다. 그 개는 곧 그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는 이번 지옥에서의 승리가 일찍이 속세에서 누렸던 어떤 성공보다도 기뻤습니다. 그는 그 영혼들을 소중히 간직해 다시 메시나를 향해서 내려왔습니다. 메시나에 도착하자 그는 대륙으로 돌아가서 자기의 낡은 저택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배를 탔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그의 사냥개 마르케젤라는 작은 괴물들을 여러 마리 낳았습니다. 그 중의 어떤 놈들은 대가리가 셋씩이나 달려 있었습니다. 페데리고는 그것들을 모조리 가져다가 물 속에 버렸습니다.
페데리고 - 3. 지옥에서의 한 판
- 세부
- 주동식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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