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직책을 수여할 때나 성직자 회의에 참석하러 갈 때 그들은 항상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던가! 그들의 목소리라는 확신이 들자 굿맨 브라운은 한층 초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말을 탄 사람 하나가 멈춰서서 가느다란 실가지를 꺾었다.

"목사님, 두 모임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굿킨 집사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말했다. "오늘 밤 모임을 놓치기보다 차라리 성찬식에 빠지는 게 나을 겁니다. 사람들 말로는 오늘 모임에는 팔머스나 그보다 더 멀리서 오는 회원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코네티컷이나 로드아일랜드에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디언 주술사들도 여러 명 온다고 그러더군요. 그놈들은 자기네 방식대로 하기 때문에 우리와 다르긴 하지요 하지만 악마에 대해 아는 지식은 우리들 가운데 최고의 인물에 맞먹을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오늘 모임에는 미모의 젊은 여성도 한 사람 데려오는 모양입니다."

"아주 좋습니다, 굿킨 집사!" 귀에 익은 목사의 엄숙한 음성이 대답했다. "말을 서둘러 몹시다. 자칫하면 늦겠어요. 잘 아시겠지만 내가 거기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 일도 시작할 수 없을 테니까요."

말발굽 소리가 다시 다가닥 다가닥 들려왔다. 두 사람이 떠들어대는 그 소리는 허공을 울리며 사라져갔다. 이 숲에서는 어떠한 교회 모임도 열린 적이 없고, 이곳에 들어와 기도를 드리는 기독교인도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성직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로 이 어둡고 깊은 이교도의 황야로 들어가는 것일까?

젊은 굿맨 브라운은 괴롭고 무거운 가슴의 짐에 짓눌려 금방이라도 땅에 쓰러져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는 나무 하나를 붙잡고 몸을 의지하였다. 그는 과연 자기 머리 위에 하늘이 있는지 의심스러워 위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푸른 창공이 있었고 거기 별이 빛나고 있었다.

"위에는 하늘이 있고 땅에는 페이스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여전히, 단연코 악마와 싸울 것이다!" 굿맨 브라운은 이렇게 외쳤다.

그는 깊고 푸른 창공을 응시하면서 기도를 드리려고 손을 모았다. 그때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에 구름 한 점이 나타나 하늘을 급히 가로질러 반짝이는 별들을 가려 버렸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렀다. 그러나 바로 머리 위에는 짙은 먹구름이 북쪽을 향해 재빠르게 하늘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순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어두운 구름 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듯, 하늘 저 높은 곳에서 뒤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 소리를 듣고 젊은이는 자신의 마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 소리 가운데서 자신의 마을에 사는 남자들과 여자들의 목소리를 구별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믿음이 좋은 사람이거나 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그는 성찬식에서 그들을 만났거나 또는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금방 희미해지더니 사라져버렸다. 그는 자기가 방금 들은 것이 숲에서 나오는 웅얼거림, 바람도 없이 속삭이는 이 오래된 숲에서 들리는 그런 소리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조금 더 기다리자 마을에서 매일같이 듣던 귀에 익은 목소리들이 좀더 강하게 그에게 밀려들었다.

그 소리들은 세일럼의 거리에서 벌건 대낮에 들어야 할 것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목소리들이 한밤중 구름 가운데서 흘러나오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목소리들 가운데 어떤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픔에 잠긴 듯한, 도움을 바라는 듯한 그런 목소리였다. 그러나 도움을 받더라도 그 슬픔을 덜어줄 수는 없으리라. 눈에 보이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 성자이건 죄인이건 할 것 없이 모두 그녀에게 계속하라고 격려하는 것 같았다.

"페이스!" 고뇌와 절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굿맨 브라운은 소리쳤다. 그러자 숲의 메아리가 "페이스! 페이스!"하고 그를 조롱하듯 들려왔다. 마치 길을 잃은 가엾은 무리가 여기저기 황야를 헤매며 그녀를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슬픔과 분노, 공포가 담긴 그 외침은 여전히 한밤의 어두움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불행한 남편은 숨을 죽이고 응답을 기다릴 뿐이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지나가면서 굿맨 브라운의 머리 위에 맑게 개인 고요한 하늘이 잠깐 드러났다.

그 순간, 비명소리가 일어나고 그 비명소리는 그보다 더 큰 중얼거림 가운데 잠겨버렸다. 그리고 희미한 웃음소리로 변해 저 멀리 사라졌다. 바로 그때 무언가 공중에서 가볍게 나부끼며 내려와 나뭇가지에 걸렸다. 젊은이가 집어서 살펴보니 그것은 연분홍빛 리본이었다.

"나의 페이스가 가버렸구나!" 그는 순간 얼이 빠진 것처럼 부르짖었다. "이 땅에 선(善)이란 없다. 죄악이야말로 바로 선이 아닌가. 그래, 악마여, 이 세상은 바로 그대의 것인 모양이다."

미칠 듯한 절망에 빠져 큰 소리로 오랫동안 웃고 나서 굿맨 브라운은 지팡이를 쥐고 다시 출발했다. 그는 엄청나게 빨리 나아갔다. 걷거나 달린다기보다 숲을 따라 날아가는 것 같았다. 길은 점점 더 황량하고 거칠어졌다. 길은 자취가 희미해지더니 마침내 사라져버렸다.

그는 어두운 황야 한복판에 홀로 서 있었다. 그러나 인간을 죄악으로 인도하는 그 본능의 힘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계속 앞을 향해 달려갔다. 숲 전체가 끔찍한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 들짐승들의 울부짖음, 인디언들의 고함 소리로 숲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이 소리는 바람결에 멀리서 들리는 교회의 종소리처럼 울리기도 했고, 때로는 직접 이 나그네의 주위에서 요란하게 울부짖기도 했다. 그를 둘러싼 주위의 사물 모두가 그를 비웃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정작 자기 자신의 모습보다 더 공포감을 자아내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떤 것에도 두려워 움츠러들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