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탕아 도라가는게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 병든 자식을 찾어 오시다.



-- 아 네 병은 언제나 낫는 것이냐.

날마다 이처럼 쏘다니기만 하니 ......

어머니 눈에 눈물이 어릴 때

나는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 내 부처 내가 위해 받드는 어른

내가 사랑하는 자식

한평생을 나는 이들이 죽어갈 때마다

옆에서 마음을 끄리고 약을 다린게 나의 일이었다.

자, 너마저 시중을 받어라.



오로지 이 아들 위하야



아니올시다. 아니올시다.

나는 그런 사람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메칠만에 한번씩 상을 대하면

밥수깔이 오르기 전에 눈물은 앞서 흐른다



어머니어 어머니시어! 이어인 일인가요

뼈를 깎는 당신의 자애보다도

날마다 애타는 가슴을

바로 생각에 내닷지 못하야 부산히 서두르는 몸짓뿐.



-- 이것아 어서 돌아가자

병든 것은 너뿐이 아니다. 온 서울이 병이 들었다

생각만 하여도 무섭지 않으냐

대궐 안의 윤비는 어듸로 가시라고

글쎄 그게 가로채었다는구나.



시골에서 땅이나 파는 어머니



이제는 자식까지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신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 가슴에 넘치는 사랑이 이 가슴에서 저 가슴으로

이 가슴에 넘치는 바른 뜻이 이 가슴에서 저 가슴으로

모-든 이의 가슴에 부을길이 서툴어 사실은

그 때문에 병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

탕아 도라가는게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 병든 자식을 찾어 오시다.

(신문학 1946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