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家 仇甫氏의 一日

[소개]
일제 식민지 시대, 서울에 사는 스물 여섯 살의 소설가 구보가 집을 나와 광교, 종로 등을 거닌다. 절실하게 해야 할 일도 없고, 특별히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그를 기다린다. 당시로는 늦은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직업도 없는 아들. 그러나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아들을 어머니는 안타깝게 지켜본다. 구보는 친구들을 만나고 거리를 거니며 이런저런 상념에 잠긴다...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중편소설로 식민지 시대에 문학을 하는 지식인의 무기력한 자의식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연재 당시 이상(李箱)이 '하융'이란 필명으로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발표 당시 '의식의 흐름을 좇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작가 소개]
박태원(朴泰遠, 1909∼1986?) : 서울 출생. 경성제일고보를 거쳐 일본 호세이(法政) 대학 2년 중퇴. 1920년대 말기부터 신문과 잡지에 시 <실제> <창>, 소설 <해하의 일야> 등을 발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1930년 단편 <수염>을 발표함으로써 정식 등단했다. 구인회(九人會)의 일원으로서 표현기교의 실험에 치중했으나 1930년대 후반 <소설가 구보(仇甫)씨의 일일> <천변풍경(川邊風景)> <골목 안> 등을 발표하면서 세태 묘사에 치중했다.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을 역임하였고, 한국전쟁 중 월북, 북한에서 장편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을 창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