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가 내려왔다. 마음의 상처고 뭐고 한꺼번에 다 날아가버렸다.

"4 프랑이라구요? 천만에! 말도 안돼! 4 프랑이라니!"

인부는 대답했다.

"농담하는 게 아니에요. 밧줄이랑 크랭크랑 준비해야 할 게 많다구요. 뭐 하나 빠트릴 수가 없어요. 게다가 우리집 심부름하는 놈도 데려가야 해요. 막상 들어가면 그놈의 강아지가 달려들어 막 물어뜯을 텐데, 어떤 미친 놈이 그 돈도 안 받고 일을 하겠어요? 그렇게 안타까우면 애초에 거기에 집어넣지를 말았어야죠."

그녀는 화가 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세상에… 4 프랑이라니!

집에 돌아오자 그녀는 곧장 로즈를 불렀다. 그리고 우물 파는 인부가 했던 얘기를 들려줬다.

로즈는 항상 그렇듯이 체념을 잘하는 성격이었다. 이번에도 되풀이해서 말했다.

"4 프랑이라니! 원, 아주머니… 아주 큰 돈이군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느니 차라리 우리가 먹을 것을 피에로에게 던져주는 게 어떨까요? 우리 껭이 그냥 그렇게 죽는 건 너무 가엾잖아요."

르페브르 부인은 그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하며 당장 찬성했다. 그리고 곧 커다란 빵 덩어리에 버터를 발라서 품에 안고 둘이서 서둘러 들판을 걸어갔다.

두 사람은 번갈아 그 빵 덩어리를 한 입씩 떼어 피에로에게 던져주며 말을 걸었다. 피에로는 하나씩 던져줄 때마다 냉큼 먹어치우고는 더 달라고 짖어댔다.

두 사람은 저녁에 다시 한번 진흙 석회 구멍으로 갔다. 그 다음날도 갔다. 이런 일이 매일 계속되었다. 두 사람은 매일 거기에 갔다가 오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빵 조각을 떨어뜨려 주자 갑자기 구멍 저 아래에서 무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개가 두 마리였다! 누군가 개를 또 한 마리를 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큰 놈을 말이다!

로즈가 큰 목소리로 불렀다.

"피에로!"

거기에 대답해 피에로가 짖어댔다. 피에로가 짖고 있었다. 두 사람은 먹을 것을 떨어뜨려 주었다. 그러나 먹을 것을 떨어뜨릴 때마다 아래에서는 개 두 마리가 서로 무섭게 싸우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 그 뒤를 이어 상대방 개가 물고 늘어지는지, 피에로가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먹을 것은 상대방 개가 몽땅 먹어치운 것이다. 그놈이 더 힘이 세니까 어쩔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간절하게 일러주었다.

"피에로, 이건 네가 먹을 것이야!"

하지만 두 사람이 아무리 말해주어도 소용이 없었다. 피에로가 한 조각도 얻어먹지 못할 것이 너무 뻔했다.

두 여자는 어이가 없어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르페브르 부인이 지겹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다른 사람이 버린 개까지 우리가 일일이 먹여 살릴 수야 없잖아? 일에는 항상 포기라는 것이 필요한 법이야!"

그놈의 개들을 모조리 자기 돈으로 키우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르페브르 부인은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남은 빵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빵을 우물우물 씹어먹었다.

로즈는 파란 앞치마 자락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눈물을 닦고 또 닦으며 르페브르 부인의 뒤를 따라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