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어느 날 일이 돌아가는 모양을 잘 알고 있던 빵집 주인이 정말 기묘한 동물을 한 마리 데리고 왔다. 조그만하고, 싯누런 짐승이었다. 다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허리는 악어, 머리는 여우, 꼬리는 부채처럼 넓게 퍼진 기묘한 모양이었다.
이 개는 빵집의 단골 손님이 처분하려는 놈이었다. 그리고 한 푼도 줄 필요가 없었다. 오직 그 이유만으로도 르페브르 부인에게 이 더러운 강아지도 아주 훌륭한 개처럼 보였다. 로즈는 그놈을 품에 안고 이름이 무엇인지 빵집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피에로'라고 부른다는 대답이었다.
두 여자는 우선 개를 빈 비누 상자에 넣고 물을 주어보았다. 개는 마셨다. 다음에는 빵을 한 조각 주었다. 그것도 역시 먹었다. 르페브르 부인은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집에 좀 낮이 익으면 풀어놓아 키우지, 뭐. 그럼 여기저기 다니면서 먹을 걸 찾으러 다니겠지!"
그녀는 정말 그렇게 했다. 하지만 풀어놓아 주어도 그놈의 강아지는 항상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게다가 그놈은 자기 몫의 먹이를 요구할 때 외에는 왕왕 짖어대는 법이 없었다. 단, 그렇게 짖어댈 때는 왕왕! 아주 요란하고 맹렬했다.
***
르페브르 부인은 그래도 차츰 그 짐승에게 익숙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애착을 느낄 정도까지 되었다. 어떤 때는 직접 나서서 자기 스튜 국물에 빵 조각을 적셔서 주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게 하나 있었다. 세금이었다. 그래서 8 프랑을 내라는 소리를 듣자 - 아주머니, 8 프랑이라굽쇼! - 그녀는 그 끔찍한 사태에 그만 기절할 지경이었다. 세상에 8 프랑이라고! 먹을 걸 달라고 보챌 때 외에는 잘 짖지도 않는 이 조그만 강아지 때문에?
그 자리에서 당장 피에로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누가 그 개를 맡아줄까? 그 근방 십리 안팎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그 개를 떠맡기를 거절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개를 '초가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초가집으로 보낸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짐승에게 진흙 석회를 먹인다는 얘기다. 그 근방에서 갖다 버리는 개는 모두 이 초가집으로 보내는 것이다.
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오두막 비슷한 초가집이 한 채 보인다. 초가집이라기보다 그냥 땅위에 대충 덮어놓은 움막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당할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진흙 석회 갱도의 입구인 것이다. 커다란 구멍이 지하 이십 미터까지 수직으로 뚫려 있다. 그리고 그 밑에 긴 갱도들이 여러 개 갈라져 옆으로 뚫려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 진흙 석회 구멍으로 내려가는 일은 일 년에 딱 한번 있다. 즉 석회를 파내서 땅에 거름으로 쓸 때 뿐이다. 보통 때에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가엾은 개들의 무덤으로 쓰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 근처를 지나가노라면 구멍에서 호소하는 듯한 울음소리, 미친 듯이 절망적으로 짖어대는 소리, 그리고 슬프게 울어대는 소리가 가끔 들려오곤 했다.
사냥개나 양치기 개도 비명으로 가득 찬 그 구멍 근처에 가면 벌벌 떨면서 도망치기에 바쁘다. 혹시 위에서 내려다보기라도 하면 고기가 썩는, 견딜 수 없이 고약한 악취가 올라온다. 그 구멍 안 어두움 속에서 끔찍한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가 한 마리 그 구멍에 떨어지면 먼저 왔던 동료들의 더러운 시체를 뜯어먹으며 열흘이나 열 이틀쯤 버티게 된다. 그 아래에서 그렇게 끔찍한 고통을 견디고 있노라면 느닷없이 새로운 개 한 마리가 떨어져 온다. 자기보다 더 살도 찌고 힘도 세 보이는 놈이다.
그들은 거기서 서로 마주본다. 단 두 마리 뿐이다. 둘 다 배가 고프다. 그래서 그들은 눈빛을 번들거리며 서로 바라본다. 그들은 서로 틈을 엿보고, 뒷꽁무니를 쫓는다. 하지만 아직 불안해서 결정적으로 대들지는 못한다. 하지만 결국 배고픔이 찾아와 그들을 몰아댄다. 그들은 서로 덤벼들고 오랫동안 사납게 물어뜯으며 싸운다. 좀더 센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는다. 아직 살아있는 그대로 정신없이 먹어대는 것이다.
피에로를 초가집으로 보내기로 했지만 그 일을 누가 맡아주느냐도 문제였다. 도로를 고치는 인부가 심부름 값으로 십 쑤를 달라고 했지만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르페브르 부인에게 그것은 어이없고 바보 같은 짓이었다. 옆집 미장이의 조수는 오 쑤만 주면 된다고 했지만 그것도 역시 너무 많았다.
피에로 - 2. 먹이를 달라고 할 때만
- 세부
- 주동식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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