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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따금 남편이 직장에 나가고 없어 한가할 때면 창가에 앉아서 옛날 그 밤 무도회에서 있었던 일, 자기가 그렇게도 아름답고 그렇게도 칭송을 받으며 여왕처럼 행세하던 무도회의 일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 목걸이를 잃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누가 알 수 있으랴! 인생이란 참으로 기묘한 것, 참으로 변화무쌍한 것이다. 한 사람이 파멸하거나 반대로 구원을 얻거나 하는 것이 다 그렇게 사소한 것 하나로도 충분한 것이다!
어느 일요일, 그녀는 일 주일 내내 고되게 일한 생활에서 한숨 돌리려고 샹제리제로 산책을 나갔다. 그때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포레스터 부인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젊고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로와젤 부인은 가슴에 무언가 뭉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제 말해 줘야지. 이미 빚은 몽땅 갚았으니까 전부 말해야지. 무엇이 겁나 말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녀는 터벅터벅 친구 곁으로 다가갔다.
"잘 있었어? 쟌느?"
상대는 로와젤 부인을 알아보지 못했다. 허름한 옷차림의 여인이 이렇게 허물없이 친구처럼 부르는 것에 놀란 것이다.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저, 실례지만... 저는... 혹시 댁이 잘못 본 게 아닌지?"
"나 마틸드 로와젤이야." 상대는 깜짝 놀랐다.
"뭐! 마틸드? 너무 변했구나...!"
"그래, 변했어. 무척 고생을 했단다. 그게 너를 만나고 나서부터야... 다 너 때문이었어...!"
"나 때문에? 어쩜, 왜?"
"너 기억 나니,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장관 댁 무도회에 가느라고 내게 빌려준 거 말이야?"
"그럼 기억해. 그게 어쨌다는 거니?"
"그게 말이야. 그걸 내가 잃어버렸어."
"뭐라구? 하지만 돌려줬잖아."
"아주 비슷한 딴 걸로 갖다 줬어. 꼭 십 년이 걸렸구나, 그 돈을 갚느라고. 잘 알겠지만 우리들처럼 재산도 아무 것도 없는 처지에선 그리 쉽지 않았지... 아무튼 겨우 끝장이 난 셈이야. 이제 맘이 편안해."
포레스터 부인은 우뚝 멈춰섰다.
"내 것 대신 다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단 말이야?"
"응, 그래. 너 몰랐구나. 하긴 모양이 똑 같은 목걸이였으니까."
그녀는 자랑스러운 듯 순진한 웃음을 띠었다. 포레스터 부인은 숨이 탁 막혀 친구의 두 손을 꼭 쥐었다.
"어쩜, 어떡하면 좋아, 마틸드! 내건 가짜였어, 기껏해야 5백 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