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일곱 시쯤 돌아왔다. 그러나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
경찰에도 가고 신문사에도 가서 분실물 신고를 했다. 마차 조합에도 가보았다. 한 마디로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곳은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돌아다녔다.
아내는 이 천지가 뒤집힐 것 같은 재난 앞에서 하루종일 어쩔 줄 모르고 혼 나간 사람처럼 절망에 빠져 기다렸다. 로와젤은 저녁에 창백한 얼굴로 핼쓱해진 얼굴로 돌아왔다. 아무 소득도 없었다.
"포레스터 부인에게, 목걸이 고리가 망가져 수리하러 보냈다고 편지를 쓰도록 해. 그러면서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지."
아내는 남편이 일러주는 대로 편지를 썼다.
1주일이 지나고 모든 희망의 줄이 끊어졌다. 로와젤은 갑자기 대여섯 살은 더 늙었다.
"다른 것을 찾아 봐야지."
이튿날 부부는 목걸이가 들어 있던 상자를 들고 상자 속에 이름이 쓰여진 보석상을 찾아갔다. 보석상은 장부를 조사해 주었다.
"이 목걸이는 저희가 판 것이 아닙니다, 부인. 저희는 상자를 드렸을 뿐입니다."
두 사람은 이 보석상에서 저 보석상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비슷한 목걸이를 찾아 헤맸다. 둘 다 마음의 고통과 불안으로 심하게 앓는 사람들 같았다.
파레 로와이 야르의 어느 상점에서 두 사람은 찾고 있던 것과 똑 같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발견했다. 4만 프랑이었다. 그러나 3만 6천 프랑까지는 가격을 깎아준다고 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사흘 동안 목걸이를 팔지 말아달라고 보석상에 부탁했다. 2월 말까지 원래 목걸이가 발견되면 3만 4천 프랑으로 환불해준다는 약속도 받았다.
로와젤은 부친이 남겨준 1만8천 프랑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는 빌려야 했다.
그는 돈을 꾸었다. 이 사람에게 1천 프랑, 저 사람에게 5백 프랑 하는 식으로 돈을 꾸고 여기서 5루이, 저기서 3루이 꾸느라 수많은 차용 증서를 썼다. 목숨 같은 증서를 저당 잡히기도 하고, 고리대금업자와도 거래하고 온갖 사채업자를 찾아다녔다. 나머지 평생을 몽땅 바쳐도 갚을 힘이 있을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마구 서류에 서명했다.
미래의 불안에 떨며, 앞으로 자기에게 닥칠 절망적인 생활과 모든 물질적 제약, 정신적 고뇌를 생각하면서 그녀는 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찾으러 보석상에 갔다. 그리고 계산대 위에 3만6천 프랑이란 돈을 올려 놓았다.
로와젤 부인이 포레스터 부인에게 목걸이를 돌려 주러 갔을 때 부인은 약간 기분이 나쁜 듯 쌀쌀한 말투였다.
"좀, 일찍 갖다 줘야지. 나도 언제 쓸지 모르잖아."
포레스터 부인은 상자 뚜껑을 열어보지도 않았다. 로와젤 부인은 마음 속에서 은근히 친구가 상자를 열어볼까 봐 두려웠다. 물건이 바뀐 것을 알아차리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뭐라고 말했을까?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로와젤 부인은 빈민들의 생활,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무서운 생활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 물론 그 점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이 무서운 빚을 갚아야 한다. 갚지 않으면 안되니까, 무조건 갚아야 한다. 그녀는 하녀를 내보내고 집도 싸구려 다락방을 빌려 이사했다.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것, 부엌 일이 얼마나 짜증나는 것인지 그는 알게 됐다. 식기도 손수 씻었다. 장미빛 손톱은 기름 묻은 그릇과 냄비 바닥을 닦느라 다 닳았다. 더러워진 속옷, 셔츠, 걸레도 자기가 빨고 줄을 매고 널어 말렸다. 매일 아침 큰 길까지 부엌 쓰레기를 운반하고 물을 길어 올렸다. 계단마다 한 번 멈춰 숨을 돌리면서. 하층 계급 여자와 똑 같은 차림으로 거리낌없이 바구니를 팔에 낀 채 과일 집에도 잡화점에도 갔다. 가서, 막된 말을 들으면서도 한 푼이라도 깎아서 물건을 샀다.
매달 어음을 지불해야 했다. 증서를 새로 써야 하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지불을 연기해야 했다. 남편은 매일 밤 어떤 상점의 장부를 정리하는 일을 맡아 했다. 밤에는 때로 한 페이지에 5스우 짜리 싸구려 서류 복사 일까지 하곤 했다.
이런 생활이 십 년이나 계속됐다.
십 년이 지나서 두 사람은 빚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깡그리 갚았다. 터무니 없는 고리대금 이자, 쌓이고 쌓인 이자의 이자까지 완전히 빚을 다 갚은 것이다.
로와젤 부인은 이제 할머니 같았다. 드세고 우락부락하고 지독한 여자, 가난에 찌든 단단한 아줌마가 되었다. 머리도 제대로 빗질하지 못하고, 스커트가 볼품 없이 구겨져도 태연했다. 굵은 목소리로 지껄이면서 벌개진 손으로 물을 첨벙대면서 마루를 닦았다.
목걸이 - 4. 재난
- 세부
- 주동식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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