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 파리떼

 

 

똥더미 위에 파리떼가 앉아 있다. 꼭 그 똥더미 크기만큼의 파리떼였다. 나는 그 금색의 파리떼들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숲속에서 도시락을 먹을 때 그 놈들이 달겨들었다. 손으로 내쫒으면 도망갔다가 금새 또 달겨들었다. 밥 한 술 먹고 덮고 쫒고 또 한 술 먹고 덮고 쫒았다. 어찌나 그악스럽게 덤벼드는지 목숨 따위는 개의치 않는 놈들처럼 보였다. 그 파리떼들은 참으로 삶에 악착같았다. 그러나 삶이 끝나면 분연히 떨치고 달아날 놈들이었다. 삶의 진 자리 정도 남겨두고 우리들의 금색의 영혼처럼 날아가버릴 놈들이었다. 어딘가에 또 다른 삶이 있으면 교묘한 배합으로 다시 모여서 또 다른 영혼이 되었다가 어느새 떠나가버릴 놈들이었다. 우리는 결국 그렇게 흩어졌다가 만나고 흩어졌다가 다시 만날 파리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