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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자의 등
신은 인간의 등에 노역과 고통을 주었다. 노역과 고통의 신 아틀라스는 지금도 지구를 등으로 지고 있다. 손이 정교하다면 등은 우직하다. 손이 문화라면 등은 노동이다. 얼마나 많은 짐을 등으로 져야 했으며 얼마나 많은 밭을 등으로 갈아야 했던가. 그러나 손은 우리 문명의 표상으로 칭송 받지만 아무도 우리의 등을 예찬하는 사람은 없다. 더 많은 노역을 위하여 채찍질이 가해졌을 뿐이다. 들판을 누르고 있는 거대한 지석을 보고 누구도 손의 작업을 연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 등의 노동이었다. 그들은 등으로 그 거대한 암석을 끌고 와 들판에 만연하는 죽음을 눌러 놓았다. 오늘도 우리는 땀을 흘린다. 등을 척척하게 적시는 땀은 우리의 노고이며 기쁨이다. 등은 우리의 가장 정직한 노동판이며 가장 넉넉한 웃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