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라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5달러 짜리 지폐와 이혼 증서를 조심스럽게 접어 품 속에 집어넣었다. 베나자 위더프는 그 돈이 사라지는 것을 안경 너머로 서글프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판사는 자기 머리로 짜낼 수 있는 최대한의 말을 꺼냈다. 이 말을 함으로써 그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세상의 그냥 흔해빠진 한 사람의 동정적인 관객이 되거나, 아니면 무슨 일을 보건 거기에서 돈을 울거낼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는 소수의 자본가 집단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오늘밤은 그 낡은 오두막에서 좀 쓸쓸하겠군, 랜스…" 그는 말했다.

랜시 빌브로는 햇빛 속에서 파랗게 개어 있는 컴버랜드 산봉우리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아리엘라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쓸쓸할지도 모릅죠. 하지만 화를 내고 헤어지려고 하는 사람에게 있어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입죠…"

"헤어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아리엘라가 나무 받침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여기 남아서 누구와 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 따위는 없다구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단 말이여!"

"살고 싶다고 말한 사람도 없었죠. 자, 이제 에드 오빠에게나 가 봐야겠어요."

"그 낡아빠진 시계에 밥을 줄 녀석도 없단 말이여!"

"랜스, 내가 당신이랑 같이 달구지를 타고 돌아가서 그 시계에 밥을 주라 그 말이에요?"

산골 사나이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흔적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 커다란 손을 내밀어 아리엘라의 갈색으로 그을린, 가느다란 손을 붙잡았다. 그녀의 그 무표정한 얼굴에 슬쩍 영혼의 흔적이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은 무척 표정이 풍부한 것으로 보였다. 랜시가 말했다.

"이젠 사냥개 땜에 널 괴롭히거나 그러지 않을게. 난 아무짝에도 쓰잘데없는 그런 놈이란 말이여. 시계 밥은 아무래도 아리엘라 당신이 줘야 해."

"내 마음은 벌써 그 오두막집에 가 있어요, 랜스." 그녀가 속삭였다. "이제 더 이상 골을 내거나 그러지 않을 거라구요. 우리 빨리 가요, 랜스. 그래야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문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때 치안판사 베나자 위더프가 그들에게 입을 열었다.

"테네시 주 정부의 이름으로…" 그는 말했다. "본인은 당신들 두 사람이 법률과 법령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본 법정은 두 사람의 영혼이 애정을 회복하고 불화와 오해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것을 충심으로 기뻐하고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주의 도덕성과 성실함을 유지하는 것이 법정의 의무란 말일세.

당신들은 이제 남편도 아니며 아내도 아니지. 두 사람은 정식 판결에 의해 이혼한 것이니까 말이야. 따라서 혼인 관계에 따르는 특전이나 기타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자격도 사라졌다고 봐야지. 이런 사실을 당 법정은 분명히 선고할 수밖에 없다네."

아리엘라는 랜시의 팔을 붙잡았다. 지금 판사가 하는 말은 그녀가 그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선고하는 것 아닌가? 두 사람이 이제 막 인생의 교훈을 배운 그 순간에 말이다. 판사는 말을 계속했다.

"그러나 본 법정은 이번 이혼에 의해 생긴 자격 상실을 취소할 용의가 있다네. 법정은 엄숙한 결혼식을 거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그런 방법으로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거지. 이 사건의 소송 관계인들이 원하고 있는, 명예롭고 또한 고상한 부부 관계를 회복시켜 줄 수 있다는 거야. 이상 말한 그 의식을 거행하는 수수료는, 이번의 경우에는 5달러로 해 주겠네."

아리엘라는 판사의 말에서 희망의 빛을 읽었다. 그녀는 재빨리 가슴에 손을 집어넣어 지폐를 끄집어냈다. 지폐는 춤추는 비둘기처럼 가볍게 판사의 테이블에 내려앉았다. 랜시와 함께 손을 잡고 서서, 다시 부부로서 결합하는 혼례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의 혈색 나쁜 볼에 붉은 기운이 돌았다.

랜시는 그녀를 도와 달구지에 태우고 그녀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작은 소는 다시 한번 방향을 바꾸었다. 두 사람은 손에 손을 꽉 붙잡고, 산을 향해 떠났다.

치안판사 베나자 위더프는 문 옆에 앉아서 신발을 벗었다. 그는 다시 한번 지폐를 집어서 조끼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다시 한번 그는 파이프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다시 한번 얼룩무늬 암탉은 가슴을 펴고 꼬꼬댁거리면서 개척지 마을의 한가운데 신작로를 걸어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