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니



기왕 댁에서 우리 늘 보지 않았소?

최구의 집에서는 또 몇 번이나 그대 노래 들었던가

지금 정말 강남의 풍경이 기가 막힌데

하필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났구려

 

 

 

江 南 逢 李 龜 年


岐 王 宅 履 尋 常 見

崔 九 堂 前 幾 度 聞

正 是 江 南 好 風 景

花 時 節 又 逢 君


[해설]

이구년(李龜年)은 당시 당나라의 유명한 가객이었다. 기왕(岐王)은 당시의 고관이며, 최구(崔九)는 유명한 가객이다. 이 시는 두보와 이구년이 비교적 잘나가던 시절 만났다가 헤어지고, 만년에 서로 초라해진 모습으로 재회한 감회를 노래하고 있다. 자연은 눈부시게 꽃이 피어나는데, 그 가운데서 인생사의 '꽃이 지는 시절'을 노래하는 시인의 감성이 빛을 발한다. 마지막 절의 '또 우(又)' 자를 일컬어 '귀신도 울고갈 표현'이라고 감탄한 평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