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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의 시 (일본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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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 7 월 전 #2 작성자 opiokane
이 만화 "자학의 시"는 4컷 만화로 주간지에 연재되었었다 한다. 유키에란 여자와 이사오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몇몇 인물들의 삶을 그린 것으로, 우리 일상 생활에 실제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4컷으로 보여주지만 그걸 참고 사는 것은 당췌 이해되지 않는 그런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각 편마다 발생하는 일은 일상에 다반사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냥 당연히 뒤집어 엎어버려야 합당한(남자 주인공 이사오는 맨날 밥상을 뒤집어 엎는다) 그런 내용이다.
그렇게 답답한 삶이지만 결국 작가는 어떤 삶이든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체를 마무리한다.

이 만화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간지에 4컷 만화로 연재하고 각 4컷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단순, 간단한 사건은 모두 비슷한 일들이며 그것을 참고 사는 것은 당췌 말이 안된다. 그런 4컷을 아주 아주 오랫동안 연재하고 그 연재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고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뒤 차차 자세한 설명이 펼쳐진다. 나는 물론 단행본 2권으로 출판된 것을 사서 이틀만에 단숨에 읽어버렸지만, 6년간 연재로 읽은 사람들의 느낌을 상상할 수는 있었다.

이 만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드는 느낌은 일본에 왜 오타쿠란 단어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젠가 BBC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제레미 아이언스에게 사회자가 슬픈 연기를 어떻게 그렇게 잘 하냐고 묻자 제레미 아이언스 왈 "삶이란 것은 원래 슬픈 것이라 삶과 생명에 대해서 생각하면 자연히...."이런 식으로 답변했던 것이 생각난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의 귀족적인 삶을 누린 잘나가는 배우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하물며 농사 지을 땅도, 도망갈 곳도 없는 좁은 섬나라에 심심하면 화산과 지진으로 시달리다 황당한 지배계급은 대륙으로 쳐들어가 살만한 땅을 좀 차지해보자하여 인민들의 삶을 더욱 더 처참한 환경으로 내 몰았던 그런 사회. 그런 처참했던 시절을 수백년이나 겪은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아 남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삶의 가치를 추구하기는 커녕 그냥 생존만해도 고문스러운 그런 사회 속에서 과연 삶이란 것은 그래도 버텨야하는가 하는 의문이나 들법한 사회 환경 속에서 아마도 오타쿠가 되는 것이 삶을 버티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이 만화는 내용도 그렇고 작품을 펼쳐가는 방식도 지극히 오타쿠 같은 방식이란 점이 가장 눈에 띄였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어디 일간지나 뭐 그런데서 4컷 만화로 연재하면 그렇게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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