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 함주시초2




장진 땅이 지붕넘어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차떡이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 등거리 막베 잠방등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순을 다 먹었다 하고

서른닷냥 값을 부른다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 점이 백이고 배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

산골사람을 닮었다

 

 

산골사람의 손을 핥으며

약자에 쓴다는 흥정소리를 듣는 듯이

새까만 눈에 하이얀 것이 가랑가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