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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
윤동주 (시) -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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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주동식
에 의해 작성됨
작성됨: 27 April 2008
최종 변경: 25 January 2013
페이지 4 / 전체 9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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