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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의 일이었다. 세밀란떼가 또 이렇게 짖어대는 것을 듣고 늙은 여인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복수에 관한 생각이었다. 아침이 될 때까지 그녀는 그 문제를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해가 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교회로 갔다. 교회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그녀는 우리를 도와주시고 필요한 강인함을 주십사고 탄원했다.
집으로 돌아가서 그녀는 정원의 쓰레기통으로 쓰던 낡은 나무통을 뒤집어 속을 몽땅 비웠다. 그리고 막대기와 돌로 그것을 땅에다 단단히 박았다. 이것은 개집이었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이 집에 세밀란떼를 묶어 놓았다.
하루 종일 그리고 하룻밤 내내 개는 계속 짖어댔다. 아침이 되자 늙은 여인은 그릇에 물을 담아 왔다. 그러나 물 외에는 수프도 빵도 주지 않았다.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 늙은 여인은 여전히 세밀란떼에게 먹을 것은 전혀 주지 않았다. 개는 흥분하고 지쳐서 쉰 소리로 짖어댔다.
또 하루가 지났다.
동틀 무렵 늙은 여인은 근처의 집에 찾아가 짚을 조금 얻어 왔다.
그리고 전에 남편이 입었던 낡은 옷에다 짚을 채워 사람의 몸 모양으로 만들었다. 세밀란떼의 집 앞에 막대기를 하나 세우고 그녀는 그 인형을 이 막대기에 매달았다. 그러자 마치 사람 인형이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낡은 옷감으로 머리 모양을 만들었다.
비록 굶주리고 있었지만 개는 짚으로 만든 이 인형을 보고는 깜짝 놀라 얌전해졌다. 늙은 여인은 가게에 가서 검은 소시지를 하나 사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그녀는 정원의 개집 옆에서 불을 피우고 소시지를 요리했다. 세밀란떼는 입 언저리에 거품을 물며 거칠게 날뛰었다. 냄새가 뱃속을 파고 들어오자 눈을 그 소시지에 고정시키고 난리를 친 것이다.
마침내 늙은 여인은 소시지로 인형의 넥타이를 만들었다. 그녀는 소시지 넥타이를 인형의 목에 단단하게 감고 나서 개 줄을 풀어주었다.
개는 순식간에 인형의 목에 달려들어 어깨에 발을 얹고 목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입에 소시지 한 조각을 물고 내려와서는 다시 위로 뛰어올랐다. 그렇게 세밀란떼는 인형의 얼굴을 이빨로 갈기갈기 물어 찢었다. 인형의 옷깃은 완전히 찢겨 없어져 버렸다.
늙은 여인은 꼼짝도 않고 옆에 서서 열심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러고 나서 다시 개를 묶었다. 그 뒤 이틀 간 개에게 먹을 것은 전혀 주지 않고 3일째에 다시 이 훈련을 시작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그녀는 세밀란떼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쳤다. 3개월 후에는 이미 개를 묶지 않고 그녀가 손으로 인형을 가리키기만 해도 충분했다. 인형의 목 언저리에 소시지 같은 먹이를 숨기지 않아도 세밀란떼는 이빨로 인형을 갈기갈기 찢고 마구 씹도록 버릇이 든 것이다. 세밀란떼가 그렇게 인형을 물어뜯으면 그녀는 세밀란떼에게 소시지를 한 조각 주었다.
세밀란떼는 이제 그 '사내'가 눈에 보이건 안 보이건 가리지 않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주인을 올려다본다. 그러면 주인은 손가락을 하나 세우고 "자, 가라!"하고 소리치는 것이다.
미망인은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자 어느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가서 썩 훌륭한 성찬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늙은 거지처럼 꾸미고 사르디니아의 어부와 흥정을 해서 개와 함께 맞은편 해안으로 건너갔다
그녀는 가방 속에 소시지를 하나 넣어두었다. 그때까지 세밀란떼는 이틀 간이나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꼬박 굶었다. 노파는 계속 개에게 소시지 냄새를 맡게 해서 자극을 시켰다.
늙은 여자 거지는 개와 함께 론고사르도에 도착했다. 코르시카의 늙은 거지는 한쪽 다리를 절면서 걸었다. 빵집에 가서 니콜라스 라볼라티에 대해 묻자, 그는 이전 목수 직업으로 돌아가 빵집 뒤에서 혼자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파는 안쪽 문을 열고 "니콜라스!"하고 소리쳤다.
니콜라스가 뒤를 돌아보자 그녀는 개를 풀고 "자, 가라!"하고 소리쳤다.
개는 미친 듯이 살인자의 목에 달려들었다. 사내는 두 팔을 뻗어 개를 거머쥐고 땅바닥을 굴렀다. 그렇게 몇 초 동안 그는 다리로 땅을 구르며 발버둥쳤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밀란떼가 이빨로 사내의 목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드디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 집 문 앞에 앉아 있던 옆집 사람 둘은 늙은 거지가 마르고 길쭉한 검은 개에게 뭔가 먹이를 주면서 나오는 것을 확실하게 보고 기억하고 있었다.
밤의 어둠이 사방에 드리워질 즈음에 노파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그리고 편안하게 잠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