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골드러시는 미국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이 나라에도 금맥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당시의 문학 작품을 읽어봐도 금맥 찾기가 하나의 사회적 유행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와 달리 식민지 조선의 골드러시는 느닷없는 금맥이 나타나서가 아니라, 이 나라 젊은이들이 달리 희망을 갖고 뛰어들 일이 거의 없다는 데서 나온 반사 작용일 뿐이었다. 가난하지만 그럭저럭 콩밭을 가꿔가던 한 젊은 부부에게 나타나 '이 밭에 금이 묻혀 있다'며 부추기는 친구… 이 나라 최고라는 어떤 신문을 사들인 돈도 금광에서 나왔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금은 원래 인간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 모양'이라는, 실없는 생각도 하게 된다.


[작가 소개]

김유정(金裕貞, 1908-1937) : 강원도 춘성군에서 지주의 아들로 출생.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했다. 고향에서 야학을 벌이고 농우회를 조직하는 등 농촌 계몽 운동에 힘쓰기도 했으며,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가 당선되면서 본격 문학 활동에 들어갔다. 약 3년에 불과한 문단 활동을 통해 30여 편의 단편들을 발표했다. 주로 농촌에서 취재한 그의 문학 세계는 토착적 유머와 함께 농민의 생활 감정과 습속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표면상 나타나는 유머러스한 내용 뒤에 식민지 시대 조선 농민들의 깊은 애수가 담겨 있다. 1937년 폐결핵으로 요절했다. <동백꽃> <봄봄> <산골> 같은 작품에서는 경쾌한 해학성이, <소낙비> <만무방> <총각과 맹꽁이> 등은 농촌 생활을 소재로 사회적 모순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