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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鄕
[소개]
현진건의 유창한 필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조선과 일본, 중국 등 동양 삼국의 옷을 이리저리 몸에 두른 사나이… 옆에 앉은 일본인과 중국인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별로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결국 조선 사람들끼리 신세 한탄을 하게 된다. 웃기보다 찡그리기에 더 적당한 얼굴을 가진 그 사나이는 이제 겨우 스물 여섯이다. 여기저기 떠돌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그가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가서 만난 사람은… 거창한 이념이나 관념화 없이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섬뜻할 정도로 잘 묘사한 작품이다.
[작가 소개]
현 진 건(玄鎭健, 1900-1943) : 소설가. 한국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기틀을 다진 작가이다. 본관은 연주(延州). 아호는 빙허(憑虛). 1920년대 전반기에는 자전적 요소가 강한 개인적 체험소설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성(性)의 문제와 애정문제를 다룬 <B사감과 러브레터> <새빨간 웃음> 등이 있으며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피아노> <우편국에서> <불> <고향> 등 세태에의 관심과 식민지 상황하의 현실인식이 두드러진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운수 좋은 날>도 이러한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1930년대 이후에는 역사의식과 예언주의적 문학관에 근거한 역사소설 중심의 <무영탑> <흑치상지(黑齒常之)> <선화공주> 등 장편소설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