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이효석(李孝石, 1907-1942) : 소설가.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국에 대한 동경을 소설화했다. 호는 가산(可山). <메밀꽃 필 무렵> <분녀(粉女)> 등의 단편이 유명하며, 자연과의 친화성을 꾀한 작가, 성(性)의 문제를 도덕적 상상력의 권외에서 접근한 작가, 이국 취미에 유달리 깊게 빠진 작가 등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인간산문(人間散文)> <장미 병들다> 등 후기작들은 비록 현실적응의 논리나 허무주의적 태도를 강조하면서도 시대고, 명분과 양심, 역사의식 등의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졌다는 시각도 있다. 

 

[작품 소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세죽 남죽 자매는 분명 박헌영의 아내였던 주세죽 자매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신념에 불타던 이른바 주의자 청년들이 가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타락하여 갔는지를 작가는 오히려 두려운 마음과 시선으로 접근하여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두려움은 이념의 세례와 참여를 경험하지 못한 입장에서는 더욱 깊어지고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렇게 실명을 거론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작가 개인의 질투나 복수심이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에서 오는 불편함이기도 하다. 식민지 시대 나름대로 이상을 추구했던 청년들 특히 예술 분야를 지향했던 여성들의 경우 얼마나 가혹한 현실의 보복을 겪어야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작가의 시각이 지나치게 편협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