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백작-
[소개]
식민지 조선의 도지사이자 백만장자의 아들인 '왕백작'. 그는 무슨 사상 사건이 생기면 무작정 끼어들어 경찰서에 수감되는 버릇이 있다. 물질적 풍요라는 외적 조건과 무관하게 그는 기본적으로 구걸하는 자이며 정신적인 자립성을 상실한 사나이이다. 수해를 만나 만주로 떠나는 동포들 속에서 통곡할 때만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나이… 식민지 조선 어디서나 그는 마치 유령처럼 자신의 뒷모습을 흘낏흘낏 드러내곤 한다.
[작가 소개]
김사량(金史良, 1914-1950) : 본명 시창(時昌). 필명 구민(具珉). 평안남도 평양 출생. 평양고보에서 수학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제대 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중인 1936년 동인지 <제방(堤防)>을 발간하였고, 처녀작 <토성랑(土城廊)>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39년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의 심리를 묘사한 <빛 속에서>를 발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에서 징집됐다가 1943년 탈주해서 팔로군(八路軍)의 조선의용군에 종군기자로 참여했다가 해방 이후 귀국했다. 북조선 예술총연맹 집행위원을 지냈다. 해방 이후 발표한 작품으로는 <뢰성> <더벙이와 버벙이> 등이 있다.
6.25가 일어나자 종군기자로 북한군 제105탱크사단을 따라 서울-수원-대전을 거쳐 마산까지 내려갔으며 당시 종군기를 남기기도 했다.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후퇴하던 중 51년 6월 미군에 포위된 상태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했다고 알려졌다. 작품에는 <태백산맥> <낙조(落照)> <풍상(風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