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현진건의 작품에는 남편만을 위하며 살아가는 순종적인 여인상이 자주 등장한다. <빈처>와 함께 이 작품도 그러한 계열에 속한다. 순진한 아내에 눈에 비친, 식민지 사회에서 뭔가 의미 있는 노력을 해 보려다가 좌절하는 지식인의 자기 비하의 모습이 드러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아내, 지식인의 전망은 사실 이 아내로 대표되는 당시의 조선 민중에게 향하는 것이어야 하리라.

[작가 소개]
현 진 건(玄鎭健, 1900-1943) : 소설가. 한국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기틀을 다진 작가이다. 본관은 연주(延州). 아호는 빙허(憑虛). 1920년대 전반기에는 자전적 요소가 강한 개인적 체험소설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성(性)의 문제와 애정문제를 다룬 <B사감과 러브레터> <새빨간 웃음> 등이 있으며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피아노> <우편국에서> <불> <고향> 등 세태에의 관심과 식민지 상황하의 현실인식이 두드러진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운수 좋은 날>도 이러한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1930년대 이후에는 역사의식과 예언주의적 문학관에 근거한 역사소설 중심의 <무영탑> <흑치상지(黑齒常之)> <선화공주> 등 장편소설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