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집에 있던 사람들은 울브레크 씨가 그 지갑을 찾게 될 것이라느니 아니라느니 하며, 이 일에 대해서 열심히 떠들어댔다.
그러는 가운데 식사는 거의 다 끝났다. 사람들이 이제 커피 잔을 비우고 있을 때, 헌병대장이 문간에 나타났다.
"여기 혹시 브레오떼에 사는 오슈꼬른 씨가 와 있소?"
오슈꼬른은 방 저쪽 끝 식탁에 앉아 있었다. 오슈꼬른이 대답했다.
"나, 여기 있소."
헌병대장이 말했다.
"오슈꼬른 씨, 미안하지만 나랑 함께 읍사무소까지 좀 가십시다. 읍장님께서 당신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농부는 놀라고 당황했다. 그는 작은 술잔을 단숨에 들이키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침보다 허리를 더 아픈 것 같았다. 이렇게 쉬고 나면 발을 내딛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그는 걸음을 옮기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글세, 내가 오슈꼬른인데..."
그는 헌병대장을 따라갔다. 읍장은 안락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 마을의 공중인이기도 했다. 몸집이 뚱뚱하고 근엄한 표정에 항상 말투가 거창한 그런 사내였다. 읍장은 오슈꼬른 영감에게 물었다.
"오슈꼬른 씨, 당신이 혹시 오늘 아침 베즈빌 거리에서 만느빌에 사는 울브레크 씨가 잃어버린 지갑을 줍지 않았습니까?"
이 시골 영감은 깜짝 놀라 읍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도무지 까닭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아무튼 자기가 그런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는 겁을 집어먹었다.
"제가요? 제가 그 지갑을 주웠다고요?"
"네, 바로 당신이 말입니다..."
"정말이지, 전 그 일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본 사람이 있어요."
"저를 봤다구요?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굽니까?"
"마구상을 하는 말랑땡 씨 말입니다."
그러자 영감은 퍼뜩 생각이 떠올랐다. 아하, 읍장이 바로 그것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구나! 그는 화가 치밀어 핏대를 올리면서 떠들었다.
"아, 그 자식이 저를 보았다구요? 그 썩을 놈이! 제가 실은 오늘 아침에 노끈 오라기를 줍는 것을 보고 그 자식이 그러는 거예요. 자, 보세요! 바로 이겁니다, 읍장님!"
그는 주머니 속을 더듬어 조그마한 노끈 오라기 하나를 꺼내었다. 그러나 읍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영감님, 절 속이지 마세요. 그 성실하신 말랑땡 씨가 설마 그래 그따위 노끈을 지갑으로 잘못 보았을 리 있습니까?"
농부는 화가 치밀어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손을 번쩍 치켜들고 자기의 결백을 입증하려고 침을 뱉은 다음 말했다.
"하지만 이건 저 시퍼런 하늘이 다 보고 아는 사실입니다. 읍장님, 저의 양심과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듭 말하지만, 제가 말한 게 사실입니다."
읍장이 계속 말했다.
"당신이 그 지갑을 줍고 나서 혹시 지갑에 들어 있던 돈이 몇 푼 더 진흙 속에 떨어지지 않았나 해서 이리저리 한참 두리번거리며 찾은 것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이제 사실대로 말하세요."
영감은 한편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겁이 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나님 맙소사! 아이구, 그 사람 잡을 자식이... 그 따위로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그 빌어먹을 자식이 생사람 잡을 소리를! 어쩌면 그 따위로..."
그러나 그가 아무리 자기 결백을 내세워도 사람들은 곧이 듣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말랑땡 씨와 맞대면까지 하게 되었다. 말랑땡 씨는 끝까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들은 한 시간 동안이나 서로 옥신각신했다. 오슈꼬른 영감은 자진하여 몸수색을 받았다. 그에게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읍장의 입장이 매우 난처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검사와 의논해서 다시 통지를 보내겠다고 말하곤 오슈꼬른 영감을 그대로 돌려보냈다.
이 소식은 금세 사방으로 퍼졌다. 영감이 읍사무소를 나서자마자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혹은 호기심으로, 혹은 고소하다는 마음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영감이 당한 봉변에 대해 전혀 분개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영감은 열심히 노끈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영감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그를 붙잡고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다. 영감 역시 스스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붙들고 늘어지면서 그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그는 자기 호주머니까지 뒤집어 보였다. 자기가 아무 것도 줍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늙은 여우 같으니... 저리 꺼져버려!"
그는 화가 치밀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전혀 믿어 주지 않아서 화가 나는 한편 서글픈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저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해 늘어놓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