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피아노 연주의 괴짜 중의 괴짜, 글렌 굴드의 이 연주는 단순한 연주라기 보다 열광적인 종교의식에 가깝다.
바흐 음악은 그에게 종교나 같다. 이처럼 열광적인 연주는 오직 바흐 음악에서만 연출되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은 눈쌀을 찌푸릴 수도 있겠으나 이 연주자와 바흐 음악의 특수한 관계, 그리고 바흐 음악 연주에서 그가 이룩한 혁혁한 공로를 인정하는 사람에겐 그다지 거북할 것도 없다.
굴드의 진면목은 아무래도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Goldberg Variation>을 들어봐야 알게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극단의 찬반이 병존하지만.

 

-나는 피아노 앞에 앉아 바흐의 두 개의 전주곡과 푸가를 연주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것으로 시작하지 않는 하루란 생각할 수 없다. 이것을 연주하는 것은 내가 세계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삶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믿을 수 없는 경이와 함께 생의 놀라움의 인식으로 나를 채운다. 이 음악은 나에게 결코 언제나 같지 않다. 믿을 수 없이 매일 그것은 새로우며 황홀하다. 이것이 바흐이며 대자연과 같은 기적인 것이다. - 파블로 카잘스

 

* 바흐의 평균율에 대한 소개는 카잘스 옹의 언급으로 족할 것이다. 바흐의 다른 피아노곡들도 물론 비할 데 없이 훌륭하지만 종교적 코랄풍의 작품에서 장난기가 느껴지는 춤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계를 포용한 이 음악은 <피아노의 구약>이란 칭호가 잘 어울린다.

 

*글렌 굴드. 1932년 출생, 1982년 타계. 이 괴짜는 겨우 50세를 살고 갔다.

 

Glenn Gould - Fugue in E Major from The Well Tempered Clavier Book 2 - BWV 878
http://www.youtube.com/watch?v=Mia9woisQZo

 

* 이정숙 님이 업데이트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