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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부터 70년대식 개발연대와 군사정권, 80년대의 민주화투쟁과 21세기의 새로운 문제의식에 이르기까지 이 작가의 시각은 우리나라가 근대화의 진통 속에서 부대껴온 시대의 본질을 진솔하게 작가 자신의 실존적인 경험 속에서 녹여내고 있다. 가장 많이 읽힌 작가는 아니지만, 오랜 뒤에까지 우리 시대를 증언할 수 있는 소수의 작가 중 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해외에 가장 많이 소개되고 높이 평가되는 작가이다.

 

 

송영은 1940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열한 살 때인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혼돈스러운 성장기를 겪게 된다. 중학 졸업 후 중학 교장이던 부친의 근무처인 염산의 학교 관사에서 3년여 두문불출의 고독한 시절을 보내 체험은 등단작 <투계>의 밑거름이 된다.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뒤 해병대 간부후보생으로 입대했다가 훈련 중 탈영하고 7년여 동안 군무 이탈자로 떠돌면서 가정교사, 학원 강사, 여관 종업원, 임시직 교사 등을 전전한다. 1967년 단편 <투계>를 <창작과비평>에 발표하며 등단하나 계속되는 떠돌이 생활로 작품 활동을 지속하지 못한다. 1969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군 수사대에 검거되어 군 교도소에 수감된다. <투계>를 읽은 군 법무관의 호의와 그 밖의 정상이 참작되어 몇 개월 만에 형집행정지로 석방되는데, 1970년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중편 <선생과 황태자>를 <창작과비평>에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는 특히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중편 <북소리>, <중앙선 기차>는 1990년 중국 상해역문출판사의 <소설문예>에 번역 수록되었다. 2002년에는 <계절>이 독일어판 <현대한국단편선>에 번역 수록되었고, 2003년에는 단편 <계단에서>, 2009년에는 중편 <선생과 황태자>, 단편 <삼층집 이야기>가 미국 문학지 <Metamorphoses> 에 번역 수록되었다. 그 외에 단편 <친구>(미국 Cealsea), 단편 <계절>(THE LITERARY REVIEW)이 번역 수록되고 2007년 작품집 <Diary of a Vagabond-부랑일기>(미국 Codhill Press 출판사)가 번역 출간되었다. 단편 <님께서 오시는 날>은 한러 수교 기념 한국작품선 <네바>지(상트페테르부르그)에 번역 수록된 바 있다. <부랑일기>는 PEN AMERICA에 소개되어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7년 제32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