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두 보(杜甫, 712-770) :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자는 자미(子美). 양양(襄陽) 지방 출신으로 과거에 응시했으나 실패하고 40대인 천보(天寶) 14년(755년)에야 비로소 벼슬길에 오르게 된다. 안록산의 난 당시 장안에서 반군에게 잡혔다가 탈출, 숙종(肅宗)의 진영에 합류하여 좌습유(左拾遺)가 된다. 검교공부원 외랑(檢校工部員 外郞)이 된다. 이후 중국의 서북 지역을 유랑하다가 결국 병사했다. 이 백과 함께 중국 최대의 시인으로 꼽힌다.
지금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니
기왕 댁에서 우리 늘 보지 않았소?
최구의 집에서는 또 몇 번이나 그대 노래 들었던가
지금 정말 강남의 풍경이 기가 막힌데
하필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났구려
江 南 逢 李 龜 年
岐 王 宅 履 尋 常 見
崔 九 堂 前 幾 度 聞
正 是 江 南 好 風 景
落 花 時 節 又 逢 君
[해설]
이구년(李龜年)은 당시 당나라의 유명한 가객이었다. 기왕(岐王)은 당시의 고관이며, 최구(崔九)는 유명한 가객이다. 이 시는 두보와 이구년이 비교적 잘나가던 시절 만났다가 헤어지고, 만년에 서로 초라해진 모습으로 재회한 감회를 노래하고 있다. 자연은 눈부시게 꽃이 피어나는데, 그 가운데서 인생사의 '꽃이 지는 시절'을 노래하는 시인의 감성이 빛을 발한다. 마지막 절의 '또 우(又)' 자를 일컬어 '귀신도 울고갈 표현'이라고 감탄한 평자도 있다.
강마을
맑은 강 한 굽이 마을 감싸 흐르고
기나긴 여름 강마을 한가롭기만 하네
제비는 제멋대로 처마를 들나들며
강물의 갈매기는 서로 엉켰다 멀어졌다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드려 낚싯바늘 만드네
병약한 몸에 약 말고 무어가 필요하리요
미천한 이내 몸 바랄 것이 더 있으랴
江村
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
自去自來梁上燕
相親相近水中鷗
老妻畵紙爲棋局
稚子敲針作釣鉤
多病所須唯藥物
微軀此外更何求